경기나침반 페덱스, 무역전쟁에 실적 직격탄·주가 폭락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9.19 10:28

실적 둔화 발표 후 연이들 주가 10%대 하락…무역량 줄고 유럽·중국 악재 겹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공항에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항공기 여러 대가 나란히 서 있다. /사진=AFP

전세계 경기의 지표기업으로 꼽히는 글로벌 운송회사 페덱스의 실적이 둔화하면서 18일(현지시간) 주가가 13%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하루만에 페덱스의 시가총액 60억달러(약 7조원)가 증발한 셈이다. 실적이 발표된 전날에도 10%가 빠지면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페덱스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폭락했다. 페덱스가 전세계 물류에 깊게 관여하는 만큼, 이같은 결과는 경기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페덱스는 17일 예상보다 부진한 2020회계연도 1분기(지난 6월~8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페덱스의 영업이익은 8억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9억3300만달러)보다 14.3% 감소했다. 매출 역시 170억4800만달러(약 20조3058억원)로 예상치인 170억52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페덱스는 2020회계연도 전체 수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페덱스는 2020회계연도의 주당순이익 전망을 11~13달러에서 10~12달러로 하향조정했다. 페덱스는 지난 3월에도 주당순이익 전망을 15.50~16.60달러에서 15.10~15.90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프레드 스미스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N에 "국제경제는 계속 약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몸집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함으로써 경기둔화가 가속화하고 '대형고객'으로부터의 사업손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CNN은 "여기서 '대형고객'은 아마존으로, 지난달 페덱스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모든 운송계약을 종료한 것을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페덱스의 매출에서 아마존이 차지한 비율은 1.3% 수준으로, 페덱스는 대신 월마트, 메이시스 등 미국 내 유통업체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덱스의 실적은 전세계 경기의 지표로 꼽힌다. 전세계 기업과 소비자 간 상품 거래 중 24%를 페덱스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세계 물류의 선두주자인 페덱스 실적은 글로벌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전조"라며 "이 회사의 실적 감소와 경고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했다.


페덱스 실적이 지난해 말부터 크게 악화한 것은 세계 무역량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앨런 그래프 페덱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형화물을 주로 실어나르는 페덱스 자회사 페덱스익스프레스의 항공 운송량이 줄어들자 "줄어드는 수요에 맞춰 구형 항공기 20대를 매각하는 등 추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의 경기침체도 악재로 다가왔다. 유럽 시장 장악을 위해 2016년 48억달러에 인수한 TNT익스프레스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케빈 스털링 분석가는 "현재 유럽에서 TNT와 페덱스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어 비용 지출만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페덱스는 자칫하면 중국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도 놓여 있다. 최근 페덱스가 칼이 들어 있는 홍콩행 소포를 배송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페덱스가 밀수품 처리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올 경우 벌금형 정도로 끝나지만 무기를 운반한 것으로 판정되면 면허 취소 및 중국 시장 퇴출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페덱스는 지난 5월에도 화웨이 제품 배송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켰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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