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썸머, 영화 투자배급업 철수하나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9.09.19 14:07

재무구조 악화로 사나이픽처스·월광 지분매각, 재무구조 개선...윤종빈 감독등 대규모 평가손실 불가피

스튜디오썸머가 재무구조 악화 영향으로 영화 투자배급업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디오썸머는 지난 17일 계열사 사나이픽처스와 영화사 월광의 주식 각각 820주(41%)를 카카오엠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금액은 사나이픽처스가 94억3000만원, 영화사 월광이 82억원이다. 양도 후 스튜디오썸머는 두 계열사의 주식 380주씩(19%)을 보유하게 된다.

스튜디오썸머의 사명변경 전 기업인 행남사는 지난해 11월 사나이픽처스와 영화사 월광을 인수하면서 영화 투자배급업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군도:민란의 시대'를 시작으로 '검사외전' '보안관' '공작' 등을 공동 제작했다. 특히 윤종빈 감독과 한재덕 사나이픽처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공동 2대 주주가 됐다.

행남사는 영화 부문 총괄로 이재필 전 CJ ENM 부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고, 사명을 스튜디오썸머로 변경했다. 지난 3월 첫 투자배급 작품인 영화 '돈'이 개봉해 총 338만903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스튜디오썸머의 첫 투자배급 작품 영화 '돈'

하지만 지난 7월 회계처리 기준 위반 행위로 검찰에 고발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영화 투자배급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제가 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은 2016~17년에 발생한 것으로, 현재 최대주주가 인수하기 이전에 발생했다. 또 8월 356억6700만원 규모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결국 보유 현금자산의 대부분을 손실 본 스튜디오썸머는 사나이픽처스와 영화사 월광 주식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정상적인 영화 프로젝트 투자 진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스튜디오썸머가 이번 매각대금으로 기한이익이 상실된 전환사채를 조기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상반기 기준 미상환 전환사채 총액은 126억원이다.

또 스튜디오썸머는 지난 3일 투자사업을 분할해 썸머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신설회사는 유동성 파생상품부채 143억8800만원을 비롯해 총 239억원의 부채를 이전받게 된다. 기존 사업인 도자기 및 김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인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외파생상품 거래 손실로 인해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하게 됐을 것"이라며 "빠르게 사업 구조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나이픽처스와 영화사 월광을 스튜디오썸머에 매각한 뒤 다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윤종빈 감독과 한재덕 대표는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주당 2649원에 각각 85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두 사람의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돼 있다. 거래 정지 전 주가가 1770원으로 두 사람의 유증 가격보다 낮고, 회사 매각 이후 낸 양도세를 포함하면 수십억원의 손실이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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