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강경 이민책으로 지지층 결집…"너무 느슨했다"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19.09.17 22:20

"부르주아 되면 안돼"…노동자 계층의 反이민 여론 의식
그랑드생트시 불법 난민촌 강제 철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집권 후반기를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벌써부터 재선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각료와 여당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가 이민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부르주아'로 비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인도주의자를 자처하면서 (이민에 대해) 때로는 너무 느슨했다"며 인신매매범 등이 우리의 이민법을 오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의 문제는 부르주아가 되고 싶은지 여부다. 부르주아는 이민을 문제 삼지 않으며 대항하지도 않는다"며 "그러나 노동자 계층은 이민(자)과 함께 살아간다. 수십 년 동안 좌파들이 이 문제(이민)를 다루길 원치 않으면서 노동자 계층이 극우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프랑스 내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입소스와 소프라 스테리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가 "프랑스에 외국인이 너무 많다"고 답했다.

특히 노동자 계층에서는 88%가 '이민자들이 너무 많다'고 답해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중 66%는 이민자들이 프랑스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에 접수된 망명 신청 건수는 12만2743건으로 전년도보다 22%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프랑스 언론과 야당은 마크롱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최근 핵심 지지층이 극우로 넘어간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의식, 내년 3월에 있을 지방선거와 오는 2022년에 있을 대선을 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연구소 폴링복스의 제롬 생마리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몇 달 앞두고 이민에 대한 신호를 보내 유권자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들은 행동을 기대하게 된다"며 "행동이 나타나지 않으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처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듯 이날 프랑스 경찰당국은 약 1000여명이 모여사는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그랑드생트시의 불법 난민촌을 강제철거했다.

이곳은 그랑드생트시가 지난해 12월 이민자들이 겨울철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체육관을 임시 거처로 허용하면서 형성됐다. 체육관의 수용인원인 170여명이 가득 차자 약 800명의 사람들이 주변에 텐트를 친 것. 이에 주민들은 폭력과 쓰레기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4일 체육관 폐쇄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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