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가정폭력 피해 여성, 정신장애 발병위험 14.3배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 2019.09.16 10:55

삼성서울병원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 병행돼야"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데이트·가정 폭력 피해 여성이 비피해 여성에 비해 정신장애 발병위험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안지현 임상강사 연구팀은 18세 이상 국내 거주 여성 316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국 23개 지역에서 나이와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18세 이상 여성들을 선별했다. 이후 한 명씩 직접 만나 정신질환진단도구(K-CIDI)를 활용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가운데 한 번이라도 배우자나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고백한 사람은 47명이었다.

연구팀이 피해 여성과 비피해 여성의 정신장애 평생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폭력의 형태나 종류에 상관없이 피해 여성의 상대적 발병 위험이 높았다.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여러 정신장애 중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이 3.6배, 성폭력 피해 여성은 14.3배까지 치솟았다.


상대 위험도가 높은 5개 질환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은 광장공포증과강박장애 위험이 비피해 여성보다 8배 더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위험 정도가 더욱 컸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평생 발병 위험이 무려 32.4배에 달했고, 강박장애(27.8배)나 니코틴의존증(22.4배), 광장공포증(19.6배) 등 비피해 여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