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를 찾은 독일의 한 유통업체 임원은 한국과 일본의 IT(정보기술) 업체 부스를 돌아본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업체들이 미래 트렌드를 끌어가는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해 IFA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열린 만큼 한일 업체간 기술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전통적 IT 강국인 일본이 숨겨둔 칼을 갈고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
실제로 일본은 IFA의 주요 부대 행사 중 하나인 'IFA 넥스트'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글로벌 혁신 파트너'의 첫 후원 국가로 참가하며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세키 요시히로 부대신(차관급)과 니시야마 게이타 상무정보정책국장 등 정부 고위인사들도 찾아 힘을 보탰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스마트 소형 가전과 게임, 오디오 분야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였으나, 글로벌 트렌드 주도와 혁신성 측면에서 한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니는 신제품 '엑스페리아 5' 등 스마트폰과 오디오, 카메라, 디지털 이미징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TV나 가전에선 별다른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도시바는 8K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제품을 IFA에서 처음 공개했지만 출시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샤프도 세계 최대 크기인 120인치 8K TV만 선보인 가운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국제 가전 전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게 오래됐다"며 "과거엔 몇 개라도 들여다보고 확인해볼만한 만한 아이템이 있었는데 갈수록 더 약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니와 파나소닉의 경우 더 이상 TV가 주력이 아니고 스마트기기·소형가전에 집중하고 있어 삼성·LG전자가 지향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노선이 다르다"며 "게임과 소형가전, 헤드폰, B2B(기업 대 기업) 솔루션에 특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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