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정에 '예상보다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ECB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초단기 수신금리를 -0.40%에서 -0.50%로 인하하고, 오는 11월부터 월 2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양적완화)를 재기하기로 하는 등 경기부양 기조를 명확히 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유로존 경제 하방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CB는 향후 경제성장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에서 1.1%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4%에서 1.2%로 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자산매입 재개 결정에 대해서는 위원회 멤버간 컨센서스로 투표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투자은행은 "시장의 기대를 과도하게 수용했고, 양적완화는 매우 완화적(UBS)", "꽤나 비둘기파적(HSBC)"이라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양적완화가 지속가능하다는 드라기 총재 언급에 주목하며 "채권매입 대상이 민간으로 확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향후 경기부양 책임은 재정지출이 얼마나 확장적인지에 달렸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씨티은행은 "가용한 통화정책 수단을 대부분 동원했기 때문에 추가완화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확장적 재정지출 견인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신임 총재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ECB의 이번 조치로 유로화 약세가 심화되는 경우 미국과 무역갈등 긴장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EU에 대한 관세부과 등을 통해 유로화 절하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ECB 정책결정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ECB는 빠른 행동으로 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했다"며 "그들은 매우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려고 시도하고 있고 또 성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연방준비제도는 그냥 앉아 있고, 앉아 있고 계속 앉아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를 강하게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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