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기 먹어봐라"…추석 밥상이 두려운 채식주의자들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 | 2019.09.12 10:05

"전 부칠 때 '계란'만 빼도 함께 할 수 있는데…"

/사진=이미지투데이
"추석 때 친척들에게 '채식한다'하면 어떤 소릴 들을지…차라리 안 가고 만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 가족 친지들이 모인 밥상머리가 두려운 이들이 있다. 육식을 지양하고 채식을 지향하는 채식주의자들이다. 채식 9개월차 A씨는 "주변 채식하는 지인들은 모두가 걱정하고 가기 싫어한다. 안가는 친구들도 꽤 있을 것"이라며 채식주의자들의 추석 기피 현상을 설명했다.

◇'걱정된다' 말 한마디, 정말 걱정되는 거 맞나요?

가장 큰 이유는 '걱정'이라며 꺼낸 한 마디. A씨는 12일 "평소에 하지도 않던 제 건강 걱정을 하면서 '고기 절대로 먹어야 된다'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걱정과 우려를 빙자한 '잔소리'가 채식주의자들의 숨을 막는다는 것이다.

'유난이다', '식물은 생명이 아니냐',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권하며) 고기 안 들어갔다 먹어봐라', '그러다 건강 해친다', '다이어트 하는 거냐' 라는 말들은 채식인이 흔히 듣는 말이다. 채식 6개월 차 B씨도 "그냥 이번 추석은 혼자 보내려고 한다. '그냥 좀 먹어라'라며 육식을 강요할 것 같아 불편하다"라며 씁쓸함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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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넣은 비빔밥, 고기 뺀 잡채로 '공존' 어때요?

채식주의자가 함께 추석 명절을 즐길 방법은 분명히 있다. B씨도 "고구마전이나 버섯전을 만들 때 계란만 빼면 충분히 함께 식사할 수 있다. 불필요한 재료들을 빼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식탁에 고기를 올리지 않거나 다 같이 안 먹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채식 음식을 준비하려고 한다. 호박전, 고구마전, 가지전, 버섯전, 비건 김밥, 비건 잡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추석에 가장 많이 먹는 송편도 쌀가루, 물, 깨, 설탕, 콩만 들어가 채식주의자도 함께 할 수 있다. 제삿상 위 나물도 채식주의자들에겐 반가운 음식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채식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어 A씨는 "보고 싶은 가족들과 다 함께 하는 추석을 보내고 싶다. 불필요한 고기는 줄이고 건강도 챙기는 추석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추석은 이들의 말처럼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추석을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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