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 함에 따라 항공업계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본 노선을 동계시즌(10월 말~내년 3월 말)에도 대거 축소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다음 달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10개 일본 노선에 대해 운항을 중단하거나 줄이기로 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동계시즌 일본 노선 조정에 나선 건 에어부산이 처음이다. 항공사들은 국토교통부에 1년에 2차례 항공 일정표를 제출하는데, 하계와 동계로 나뉜다.
에어부산은 부산-후쿠오카 노선은 매일 4회에서 2회로 감축 운항하고 부산-오사카 노선은 매일 3회에서 1회로 감편한다. 부산-삿포로 노선은 매일 1회에서 주 3회로 감편 운항한다.
대구 출발 5개 노선 중 4개 노선은 한시적으로 운항이 중단된다. 대구-오사카·나리타·삿포로·기타큐슈 노선이 대상이다. 유일하게 남은 대구-후쿠오카 노선도 매일 1회에서 주 4회로 감편한다.
대구발 다른 국제선 노선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구-다낭(베트남)·싼야(중국)·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노선은 운항 중단하기로 했고 매일 2회 운항하던 대구-타이베이(대만) 노선은 매일 1회로 감편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여행 심리가 위축된 데다 일본 여행 수요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특히 지방 노선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다른 국제선도 운항을 줄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결정 이후 잇달아 일본 노선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중단과 감편 된 노선만 60개가 넘는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 흐름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한·일 항공 노선을 이용한 여객(96만8686명)이 지난해 같은 기간(120만3835명)에 비해 1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이 15.8%, 필리핀이 30.1%, 태국이 15.3% 급증하는 등 동남아 여행객은 크게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항공사마다 일본 노선 감축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일본 노선을 줄이는 대신 동남아, 중국 노선 취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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