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위원장은 9일 취임식을 갖고 7대 금융위원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은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회사 직원 등 현장 실무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제재가능성이 혁신금융, 모험자본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도 실패한 시도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도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금융산업을 정체시켜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혁신기업을 지원하면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면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감사원의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벤치마킹해 면책위원회 운영 등 금융회사의 우려를 덜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DLS 등 파생금융상품과 관련해서는 "관련제도를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판매규제 강화 등 필요한 제도개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시장여건을 모두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강조했다.
'글로벌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삼저(三低)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미-중 무역갈등을 둘러싼 글로벌 불확실성도 이제는 하나의 상수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홍콩상황 등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변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2년 2개월여를 재직한 최종구 전 위원장은 이날 퇴임했다.
최 위원장은 이임식에서 '원칙과 시장'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정책은 언제나 보편적 가치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때로 칠흑 같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 같이 두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금융의 핵심원칙, 시장과 참여자에 대한 믿음을 등대삼아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시장 참여자를 힘들게 하는 구시대적 형식주의와 근거 없는 시장개입 요구는 늘 경계하고 단호하게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금융적폐 청산 등 금융정책 기조를 따르면서도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위한 중심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위원장은 이어 "세상은 늘 변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게 된다"며 "어떠한 환경변화와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융혁신의 길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