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안 부럽다…중국 최고 아이돌? '아중오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9.09 15:28

'중국' 친숙한 호칭, 일부 아이돌로 여겨…親中 게시물로 반대 여론 융단폭격

'중국'을 아이돌 처럼 여기며 추종하는 일부 중국 네티즌이 만든 친중 성향 게시물. /사진=중국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갈무리


중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아이돌 '아중오빠(阿中哥哥)'가 엄청난 인기다. 팬클럽 회원 수가 14억명에 달한다. 팬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넘나들며 누구보다 열심히 아중오빠를 홍보한다. 조직적이기도 하다. 혹여 아중오빠에 대해 불리한 내용이나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벌떼 같이 달려들어 융단폭격을 가한다.

중국에서 만큼은 K팝 최고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한 수 접고 본다는 아중오빠는 대체 누구일까. 신기하게도 그는 사람이 아니다. 바로 '중국'을 의미한다. 중국의 중(中)자 앞에 친밀함을 나타내는 아(阿)를 붙여 이름을 만들고, 열광적인 여성 팬이 좋아하는 스타를 부르듯 오빠라 지칭하는 것이다. 국가가 아이돌이고, 팬은 국민이라는 중국식 민족주의의 한 단면이다.

아중오빠 팬클럽은 최근 '홍콩 시위' 과정에서 크게 활약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에서 금지된 외국 주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비판하고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낸 것이다. 중국의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민족주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친중(親中) 성향 게시물을 만들어 공유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뜨렸다.

일종의 '댓글 부대'인 셈인데, 중국에서는 이들을 '인터넷 전사'라 부른다. 중국 입맛에 맞는 인터넷 여론 조성을 앞장서 하는 선봉장이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한 방송에서 중화민국 국기를 흔든 대만 출신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나,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에 대한 비난 여론도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최근에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인사가 아중오빠 부대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됐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홍콩 인권 상황을 비판한 홍콩 가수 데니스 호, 홍콩 민주파 야당 입법회 의원인 클라우디아 모 등이 대표적이다. 아중오빠의 팬임을 자처하는 인터넷 전사들은 "홍콩과 대만은 아중오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배은망덕한 자식들"이라며 "아중오빠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우리뿐"이라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대 언론정보대학원의 류하이둥 교수는 최근 중국의 민족주의 성향 인터넷 여론을 '팬덤 민족주의'로 정의했다. 소셜미디어 발전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보급 확대를 경험한 젊은 세대가 중국 정부의 민족주의적인 교육과 결합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민족주의 경향이라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과거에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 여론 형성을 위해 이른바 '우마오당(五毛黨·댓글 한 건에 0.5위안을 받는 집단)'을 운영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젊고 자발적인 온라인 군대가 '무료'로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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