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헤지펀드, 오텍 경영참여 선언…강성희 회장 압박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9.09.10 16:32

사이언에셋 지분 10% 눈앞…'주주 친화정책 펴달라' 요구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 대표(왼쪽)과 강성희 오텍 회장./사진=로이터, 머니투데이DB
미국계 헤지펀드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이하 사이언에셋)가 최근 특수차량 제조생산업체 오텍의 지분을 늘려 관심이 쏠린다. 이 헤지펀드는 지분 확대와 함께 경영참여를 선언해 강성희 오텍 회장과의 경영 다툼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텍의 2대주주인 사이언에셋과 특별관계인은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오텍의 보유지분을 종전 8.61%에서 9.75%로 늘렸다. 보유주식수는 150만주다. 사이언에셋은 영화·책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대표로 있는 헤지펀드다. 마이클 버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를 예측하고 공매도 전략으로 커다란 수익을 거둔 인물이다.

오텍의 최대주주인 강성희 회장의 지분은 23.85%다. 아들 강신욱, 강신형씨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우호 지분은 28.27%다. 아직까지 강 회장 일가 지분은 사이언에셋의 2.6배다.

하지만 사이언에셋의 자금력이라면 추가 지분 매수로 강 회장 일가를 압박하기에 충분하다. 사이언에셋은 4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에 특수관계인까지 7조원의 자산총액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침 마이클 버리 대표가 최근 "한국의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 말을 두고 추가 지분 확대의 전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사이언에셋은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고 △임원의 선임·해임이나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 정관 변경 △자본금 변경 △배당 결정 △합병·분할 △영업의 양수·양도 등에 대해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이언에셋은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주주 친화정책을 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는 단기간 거액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사이언에셋 입장에선 오텍의 투자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로 1만1000원대에 오텍 주식을 매집한 사이언에셋은 몇 번의 등락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우선 배당성향을 높여달라고 요구할 공산이 크다. 배당성향은 주당 순이익을 얼마나 주주들에게 환원하는지에 대한 비율이다. 오텍은 지난해 10%의 현금배당성향을 보여 코스닥 평균 31%에 한참 못 미쳤다. 이외에도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업 확대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요구할지 관심이다.

반면 자회사 상장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회사 오텍캐리어는 오텍 실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사이언에셋과 관련 논의를 해온 오텍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미국 펀드는 오텍캐리어의 상장에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의 하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사이언에셋이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만큼 적대적 M&A(인수·합병)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이를 의식한 듯 강 회장 일가도 지난해부터 지분율을 3%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이 회사가) 적대적 M&A를 한 전례가 없고, 국내에서 이런 행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 방어도 잘 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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