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PB들의 공통된 투자 조언은 '국내외 채권에 계속 관심을 두라'는 것이다. 금리 인하로 기대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채권은 주식과 달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극심한 변동성 장세의 포트폴리오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채권투자에 긍정적인 환경이다.
현재 자산이 원화표시 위주라면 달러 등 안전자산을 새로 편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원화 약세는 달러가치 상승 영향도 있지만, 국내 경기 악화에 따른 원화 자체 경쟁력의 약화 영향도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원달러환율의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추가 원화 약세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달러 표시 자산을 늘려 전체 포트폴리오의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다만 성민경 신한은행 PWM일산센터 팀장은 "달러를 비롯한 안전 통화는 기축통화는 일정 부분 보유하는 게 좋지만, 추가적인 달러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 밴드는 달러당 1180원~1250원 정도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금 투자의 경우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성 팀장은 "금 현물 투자는 이자가 없고 매입 시 부가세도 높은 게 단점으로, 현물 매입 시세보다 적어도 10% 이상은 금값이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은 투자보다는 '헷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접근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PB들은 현물보다는 은행의 금 통장 등 간접투자 상품을 추천했다. 소액투자와 자유로운 환매가 가능하고, 수수료도 골드바 구매보다 낮은 게 장점이다.
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는 중위험·중수익의 대체투자 상품이 매력적이다. 신한은행 PWM 방배센터 방영범 팀장은 "최근 자산가 고객들은 연 4~5% 내외의 중수익을 목표로 한다"며 수익형 부동산을 유동화한 상품을 추천했다. 그는 "실물자산의 임대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받는 상품이고, 만에 하나 임대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더라도 부동산을 매각해 원금을 일정 부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에선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에 대한 불안감이 크지만, 현재는 쿠폰 금리 하락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인 더욱 안정적인 형태의 저배리어(barrier)형 상품이 많으므로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다수였다. 더욱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원금 보장형 머니마켓펀드(MMF), 단기 채권 등의 자산 비중을 늘릴 필요도 있다.
대출 전략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대다수였다. 대출 한도 자체가 낮으므로 운용의 폭이 지나치게 좁다는 것.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갈아타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았다. 최저 1%대의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오는 16일부터 판매되고, 대상이 아니더라도 5년간 고정금리 형태인 혼합형 대출상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현재 변동금리와 혼합형 상품의 금리 차이는 0.5%포인트 이상이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내린다 해도 대출금리의 추가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이자·원금 상환 계획을 짤 수 있는 혼합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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