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경제 한류' 시스템 구축…文 "함께 번영하자"

머니투데이 네피도(미얀마)=최경민 기자 | 2019.09.04 04:01

[the300]코리아 데스크 설립, 경협산단 내 원스톱서비스센터 추진

【네피도(미얀마)=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이 3일 미얀마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19.09.03. pak7130@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미얀마를 신남방정책의 거점으로 삼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단순 투자 확대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식 발전모델까지 수출하는 '경제 한류'를 앞세운다는 복안이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간의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윈 민 미얀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나누며 미얀마와 한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미얀마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미얀마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취지에서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한도를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로 확대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공동위원회 설치 △미얀마 행정부 내 한국기업 전담 지원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 설치 △항만 종합개발계획 지원 등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정상은 미얀마 양곤주 야웅니핀 지역에 만들어지고 있는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내에 '원스톱서비스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입주 기업에 인허가 등 제반절차와 관련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여의도의 약 80%에 해당하는 크기(225만㎡)의 이 산업단지는 한국기업들을 위한 미얀마 최초의 산업단지다. 문 대통령은 4일 이 산업단지의 기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미얀마와 공유하는 사업들도 흔들림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모델로 한 '미얀마 개발연구원'(MDI), 한국의 코트라(KOTRA)를 모델로 한 '미얀마 무역투자진흥기구'(MYANTRADE) 등이 구성되는 중이다.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의 새로운 협력 모델인 '경제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EIPP)도 미얀마와 최초로 추진한다.

미얀마에 대한 단순 투자를 넘어서서 경협 시스템 구축을 약속한 셈이다. 현지의 관료, 기업, 제도를 '친한(親韓)'으로 만들어 경제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협력 관계를 만드는 방식으로 일종의 '코리아 스탠다드'를 만드는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도 해석된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회의 땅'에 가까운 나라가 미얀마라는 판단이다. 미얀마는 2011년 민선정부 출범 후 뒤늦게 대외개방을 시작했다. 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에 있는 '일본 헤게모니'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진입 '허들'이 낮다는 의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298 달러로 아세안 중 가장 떨어지지만 △천연가스 41조 입방피트(TCF) △니켈 4000만톤 △동 2000만톤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1위 티크 목재 생산국이기도 하다. 인구는 5300만명이고, 국토 역시 한반도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넓으며, '아세안의 배터리' 메콩강을 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미얀마에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며 거듭 손을 내밀었다. 한국이 미얀마의 발전을 끌어주고, 미얀마가 한국의 아세안 진출에 있어 교두보가 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취지였다.

문 대통령은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양국의 국민들과 함께 경제, 문화,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미얀마의 '지속가능 발전계획'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사람, 평화, 번영'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어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지 고문은 한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조치 결정 등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더욱 더 지평을 넓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인적교류도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이 아세안 내에서 지평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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