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1위 '근조한국언론'…기자들 생각은 어떨까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19.09.03 10:05

'한국기자질문수준' 등 조국 기자회견 후 언론 질타…"날카롭지 않았다" 비판에, "한계 있었다" 반박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장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비판의 화살이 쏠린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언론'이다. 정확히 말하면 '기자'다. 대다수 여론은 "기자들 질문이 날카롭지 않았다", "10시간 내내 같은 것만 물었다", "언론의 민낯을 봤다"며 실망했단 반응이 많았다. 여기에 더해 '근조한국언론'이라던지 '한국기자질문수준' 같은, 대놓고 비판하는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라왔다.

비판의 당사자인 기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3일 오전 머니투데이가 3~15년차 기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물어봤다.



"자료 제출 없고, 증인도…'한계'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위해 가방을 들고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국 후보자는 "대통령주치의 선정 일절 관여한 적 없다"고 말했다./사진=뉴스1


국회 출입기자들은 조 후보자 기자회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단 반응이 많았다.

A 기자는 "기자회견이 급작스럽게 시작됐고, 자료 제출이나 증인 채택 같은 게 없어서 조 후보자 의혹을 묻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얻을 게 없고, 중요 의혹에 대해선 '모른다'고 하니 '뭐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비슷한 질문만 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B 기자는 "국무위원 내정자 검증은 야당 출입기자나 법조 기자들 몫인 경우가 많다. 내정자에 대한 정보가 더 많기 때문"이라며 "왜 법조나 야당 기자들 참석을 제한했는지 저의를 묻고 싶다"고 했다.

C 기자는 "제대로 된 검증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 후보자를 위해 기자들이 판을 깔아준 셈이 됐다"며 "1사1인 참석에, 추가 질문이 어렵고, 대답은 자유롭게 하는 형식도 문제였다"고 했다.




"질문 날카롭지 않았다" 비판, 자성 목소리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에서 자질 미달 질문이 많이 보였단 비판도 많았다.

D 기자는 "조국 관련 이슈가 불거진게 3주가 넘는데, 기자회견이 갑작스레 잡혔더라도 언제든 질문할 준비가 돼 있었어야 한다"며 "기자는 질문을 잘해야하는데, 일반인 수준보다 못한 이도 있었다. 예리한 질문보단 반복되는 게 많았다"고 했다.

E 기자는 "답변을 차분히 듣고, 꼬리에 꼬릴 무는 질문을 연달아서 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해보였다"며 "의혹을 검증하기엔 가진 팩트가 없었다. 그럴 바엔 정책 검증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어떨까 싶었다"고 했다.

F 기자는 "상대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국민 입장에서 궁금할 질문, 꼭 필요한 질문을 딱딱 해줘야하는데 상대 기분을 살피거나, 빈정대거나 그랬던 것 같다"며 "국민들 의혹을 해소시켜주기에 부족했다. 기자들 뽑는 기준이 뭘까 생각까지 든다"고 꼬집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조 후보자 기자회견 등 형식도 그렇고 이렇게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인사청문준비단이 주관하고, 거길 출입하는 기자들이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이어 "관훈클럽 형식으로, 이 사람은 이걸 진행하고 저 사람은 저걸 진행하고 했다면 더 좋지 않았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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