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탄, 색소 물대포, 화재… 격렬해진 홍콩 시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유희석 기자 | 2019.09.01 11:42

중국 신화통신 "홍콩 폭도들에 의한 방화 공격"… 1일에도 공항 등에서 시위 예고

/사진=로이터
13주째로 접어든 홍콩 시위가 더욱 극렬해졌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경찰의 경고용 실탄 발사가 있었으며 곳곳에서 경찰의 물대포 발사,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이 난무했다. 중국 공산당을 '나치'에 빗대는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일 홍콩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오후 9시(현지시각)를 전후한 때 몇 분 간격으로 공중에 실탄 두 발이 발포됐다.

지난 주말 시위에서 홍콩 경찰이 처음으로 실탄 경고 사격을 실행한지 한 주 만에 또 다시 실탄 발사가 등장한 것. 경찰 측은 1일 새벽 브리핑에서 "(시위대로부터 경찰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일은 중국이 홍콩 행정장관의 간선제 정책을 발표한 지 5주년을 맞이한 때이기도 해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는 시위대는 이미 대규모 행진을 계획했다. 홍콩 경찰 당국이 주말 집회를 허락지 않은 데다 최소 8명의 주요 시위 주도자들이 체포되며 시위대와 경찰간 무력충돌 우려도 커진 상황이었다.

이날 낮 12시30분쯤을에만 해도 '기독교 행진'으로 시작한 집회는 평화로웠다. 이들은 완차이 사우손운동장에서 집회를 시작했고 이후 찬송가를 부르며 평화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위기감이 고조된 것은 오후 2시30분쯤 센트럴 차터가든으로 시위대가 모여 들면서부터다. 홍콩 당국은 시위 확대를 막기 위해 주변 지하철역 운행을 중단, 주요 상점 및 시설을 폐쇄했지만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더욱 모여들면서 위기감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소 수만명이 거리로 나섰다.

이날 오후 5시30분을 전후한 시각, 경찰은 군중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여러 발 발사했고 지난주에 이어 물대포도 등장시켰다. 이날 물대포에는 파란색 염료가 포함됐는데 이는 시위자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로이터
경찰의 시위대 해산 조치에 맞서 시위대도 곳곳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하는 한편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을 향해 레이저빔을 쏘는 등 극렬 저항했다. 특히 시위대가 완차이에 있는 경찰본부 앞에서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하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 폭도들에 의한 방화 공격'이라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오후 10시가 되어 경찰은 몇 개 거리를 통제하고 일부 시위대를 체포했으며 자정을 지나갈 무렵 몽콕 등에서 경찰과 시위대간 대치가 이어졌으나 1일 새벽 무렵에는 소수의 시위대만이 남고 나머지 인원은 해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시위대는 '우리의 자유를 구하라'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와 같은 구호를 외친 것은 물론 중국을 '나치'에 비유한 퍼포먼스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오성홍기에 새겨진 별의 위치를 변형해 나치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에 빗댄 깃발을 시위대가 들고 있는 모습이 외신에 포착됐다. 또 일부 시위대는 대형 성조기를 들고 거리로 행진하기도 했다.

한편 일요일인 1일 오후부터도 홍콩국제공항뿐 아니라 도심을 잇는 주요 도로 등에서 시위가 예정돼 있어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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