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한번 망해본 의사, 헬스케어로 유니콘 눈앞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19.09.04 18:38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출시…이제는 AI 기술 도전"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가 휴대용 초음파기기 '소논'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힐세리온
야심차게 IT(정보기술)벤처를 창업했건만 2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쓰디쓴 실패를 맛본 후 32세 늦은 나이에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의사가 된 후 자리를 잡나 싶었는데 창업 본능이 또 꿈틀거렸다. 결국 의사가운을 벗고 5년 생존율 27%에 불과한 창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힐세리온의 류정원 대표(46·사진)의 이야기다. 독특한 인생 궤적을 그린 데 대해 류 대표는 “원체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컴퓨터를 좋아한 류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이중전공으로 전자공학과를 선택하며 공학도가 됐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001년 IT벤처를 차렸다. 출발은 좋았으나 닷컴버블이 꺼지고 돈줄이 막혔다.

결국 그는 2003년 회사를 접고 다른 벤처기업 CTO(최고기술책임자)로 들어갔다. 슬슬 지겨워지던 찰나 그는 AI(인공지능) 공부에 푹 빠졌다. 류 대표는 “AI를 공부하다 보니 뇌과학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뇌과학을 공부하려면 의사가 돼야 한다고 하기에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했다”고 했다. 마침 2005년 가천대 의전원이 생겼고 류 대표는 의전원 1기로 졸업했다. 이후 류 대표는 우주인선발대회에서 최후 10인에 들며 우주로 갈 뻔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고 의사로 돌아왔다.

청구성심병원에서 일하며 의사로 진득하게 살아보려던 류 대표에게 2011년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 사고를 당한 산모를 구급차에 태우고 큰 병원으로 이동하던 류 대표는 위독한 산모를 보고도 어떠한 처치도 할 수 없었다. 초음파로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확인해야 처치를 할 수 있는데 마땅한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휴대용 초음파’의 필요성을 느낀 류 대표는 직접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듬해 힐세리온을 설립했고 2014년 세계 최초로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출시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40여개국에 수출한다. 지난달에는 예비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류 대표는 여전히 또다른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는 힐세리온을 창업한 후에도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AI(인공지능)를 연구했다. 류 대표는 “AI가 실시간으로 초음파 사용법을 알려주는 기술과 저해상도의 영상을 고해상도로 높여주는 기술을 개발해 회사를 AI 플랫폼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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