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에도 코오롱티슈진 쓸어담은 개미들의 '한숨'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9.08.27 14:30

인보사 판매중지 이후에도 4월 한 달 간 218억 순매수…저가매수 전략이 손실확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인보사(인보사케이주)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코오롱티슈진 주식을 2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인보사 정상화 기대감에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1800억원으로 추정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인보사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4월 한 달 간 코오롱티슈진 주식 21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는 인보사 판매중지 결정 다음날(4월 1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개인들은 오히려 매수 비중을 높인 것이다.

인보사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2017년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요 성분 중 하나인 형질전환세포가 당초 허가받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판매가 중지됐다.

신약의 판매중지라는 악재에도 개인이 매수를 늘린 것은 곧 사태가 해결될 거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코오롱 측은 인보사 논란이 불거지자 성분은 다르지만 약효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재허가를 통해 판매를 재개하겠다고 설명해 왔다. 투자자들은 인보사가 정상화 할 경우 현재 과도하게 떨어진 주가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 조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인보사 판매사)이 인보사의 바뀐 성분을 알고도 고의로 은폐했다고 판단했고 결국 지난 7월 3일 인보사에 대한 최종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올해 초 평균 4만원 안팎이던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인보사 사태 이후 1주일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개인의 평균 거래가격은 1만9500원으로 만약 인보사 사태가 마무리되고 주가가 회복된다면 막대한 차익을 노릴 수 있었지만 이후 주가는 1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5월 들어 개인도 매도세로 전환했지만 이미 주가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상장실질심사 대상 지정으로 거래가 정지된 지난 5월 28일 종가는 8010원었다.


5월에는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오롱티슈진 주식 1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는 저가매수라기 보다는 공매도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사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코오롱티슈진이 실제 상장폐지 당하진 않을 거란 믿음도 개인 투자자 매수에 한 몫 작용했다. 인보사를 포함한 바이오사업 부문 매출이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5.4%로 크지 않아 사업 계속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의 상폐 사유는 매출 요건이나 사업 계속성이 아닌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인보사 관련 서류의 허위기재 및 내용누락이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과정에서 인보사가 잘못된 성분이 사용된 것을 알고도 허위로 서류를 제출해 상장심사를 받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6일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다음 달 18일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가 남았지만 상장 과정 자체의 문제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만큼 결과가 뒤집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9445명, 지분율은 36.66%다. 코오롱티슈진의 시가총액은 거래 정지일 기준 4896억원으로 이 중 개인 투자자 지분은 약 1800억원으로 예상된다. 최종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약 1주일간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지고 그 이후에는 장내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장외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으나 큰 폭의 가격 손실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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