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홀로서기 4년만에 2세 책임경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9.08.26 16:33

정몽혁 회장 장남 두선씨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 첫 매입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범현대가'에서 독립한 지 4년 만에 2세 책임경영에 돌입했다. 정몽혁 그룹 회장의 장남 두선씨가 지주사격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을 처음으로 사들인 것. 두선씨는 최근 해외지사 법인장도 맡아 지분 매입이 오너 2세 책임경영의 시작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두선씨는 지난 19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보통주 2만5056주를 장내 매수했다. 두선씨 외에 정 회장의 장녀 현이씨와 차남 우선씨도 같은 날 각각 2만928주, 4345주씩을 매수했다.

지분 매입에 따라 두선, 현이, 우선씨의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율은 각기 0.28%, 0.23%, 0.05%가 됐다. 정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율도 기존 21.26%에서 21.82%로 소폭 올라갔다.

세 자녀의 지분 매입은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범현대가에서 독립한지 4년 만이다.

현재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종합상사의 2015년 당시 모기업 현대중공업이 지분 19.4%를 현대C&F에 매각했고 정 회장은 이 지분 중 12.3%를 인수해 정 회장 독자경영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현대C&F는 사명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로 바꿔 '정 회장→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현대종합상사 및 기타 계열사'의 지배구조가 갖춰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이 2세 책임경영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 회장의 세 자녀 중 장남 두선씨는 이달 초 그룹 싱가포르 법인 '현대 퓨얼스'의 법인장 자리에 오르며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보탰다. 현대 퓨얼스는 선박유를 선박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1990년생인 두선씨는 2014년 현대종합상사 법무팀 차장으로 입사했고, 2016년 부장으로 승진해 사업개발팀에 몸담았다. 올해 상무보로 승진한 뒤 해외법인장 자리까지 맡으며 경영 보폭을 넓히는 셈이다.


그룹 주력 현대종합상사 실적도 범현대가 독립 후 약진을 이어간다. 2015년 23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50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었다.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첫 기업신용등급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올해 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0.4% 늘어난 데 그쳤지만, 종합상사 사업에 치명적인 미중무역분쟁 등 대외상황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현대가 독립을 기점으로 2세 책임경영과 실적도약이 이뤄지는 양상이지만, 현대코퍼레이션그룹과 범현대가를 여전히 따로 떼 놓고 볼 수는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사 전체 매출 중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 기업들의 비중은 2015년 57%에서 올해 75% 수준까지 뛰어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차량소재 사업부가 핵심인데, 정 회장의 사촌 형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기아차, 현대로템이 주 거래처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 번째 동생인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아들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지금도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현대종합상사의 새 먹거리인 예멘 가스전 사업이 궤도권에 오를 때까지 범현대가 기업들과의 돈독한 관계가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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