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반드시 임명"…민심과 다른 청와대 청원?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19.08.25 14:37

여론조사선 "조국 장관 수행 적합" 18%…청원은 "반드시 임명" 33만명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와 청와대 국민청원이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 "조국 법무장관 수행 '적합' 18% vs '부적합' 48%"

25일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수행에 적합한 인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8%가 부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적합하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아직까지는 적합·부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답변은 34%로 나타났다.

부적합하다는 응답은 전 연령에 걸쳐 적합하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20대와 30대는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답변이 부적합하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적절하다'가 우세했던 지난주 여론(적절 42%, 부적절 36%)과는 반대 양상을 보였다. 지난 일주일간 확대된 조 후보자 딸의 입시특혜 의혹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靑 청원 "조국 반드시 임명" 33만명 vs "반대" 19만명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여론조사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25일 오후 2시 기준 조 후보자 임명 촉구에 동의하는 인원이 반대 인원보다 약 15만명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 기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총 34만여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은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등재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1일 처음 게시돼 사흘만에 '30일 이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청와대 답변 기준을 충족시켰다.


이 청원인은 "조 후보자의 신속한 청문회와 장관 임명을 청원한다. 우리 국민은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을 바라왔다"며 "권력기관 구조 개혁, 검찰 개혁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12일 '조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25일 오후 2시 기준 19만여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 마감일은 다음달 11일으로 무난히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원자는 "지금까지 여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한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조 전 수석이 공직을 맡고 있던 기간 동안 일으킨 여러 논란이 공직자, 교육자로서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청원, 민심 반영 못한다?…왜?

여론과 다른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청원은 특성상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는 일부 인원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론조사는 모집단으로부터 표본 추출을 해서 같은 질문을 묻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적합·부적합 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3.1%p) 밖이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은 사안에 따른 여론의 변화를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경우에도 한 번 동의한 청원에 대해서는 철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복된 청원이 많아 동의 인원이 분산되기도 한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의 지명 철회 청원(5만여명) △조 장관 예정자 특검 수사 청원(1만여명) 등 조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다른 청원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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