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의 역설? 신축·구축 아파트 다 올랐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19.08.22 15:18

준공 10년 넘은 아파트 속속 최고가 기록 "희소성에 급등한 신축과 가격차 메우기"

서울에서 아파트 신축에 이어 구축까지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 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까지 꺼내들었지만 오히려 신축 품귀 현상에 구축까지 덩달아 오르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114㎡(이하 전용면적)가 25억원에 거래됐다. 2008년 준공돼 10년 이상 된 구축이지만 가격이 오르며 지난해 9월 신고가(23억6000만원)를 경신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2009년 준공) 84㎡도 이달 27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27억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했다가 다시 지난달 27억5000만원까지 오른 뒤 해당 가격을 유지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2008년 준공) 84㎡와 양천구 목동 '목동삼익'(1997년 준공) 114㎡도 이달 각각 18억5000만원, 10억4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모두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이 확실시된 이달 거래된 것들이다.

지난 12일 분양가 상한제 개선안 발표 뒤에도 이 같은 구축 아파트의 신고가 경신이 이어졌다. 다음 날인 지난 13일 마포구 성산동 '성산2차e편한세상'(2005년 준공) 59㎡도 5억7000만원에 매매되며 지난해 4월과 7월 기록한 최고가 기록(5억2700만원)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성동구 홍익동 '홍익한신'(1975년 준공) 68㎡도 4억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직 실거래가로 잡히진 않았지만 최근 강동구 명일동 '명일우성'(1986년 준공) 84㎡도 9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에 신축 가격이 크게 뛰자 구축과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월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99㎡는 지난달 25억5000만원에 팔리며 두 달 만에 2억원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59㎡도 최고가인 1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명일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축과 구축 모두 아파트 매물이 별로 없다"며 "신축이 너무 비싸니 실수요자들이 구축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가 잘 돼 가격도 오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에 집값이 쉽게 빠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태에서 공급자 수익률을 낮추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내년부터 분양물량이 줄게 되고 구축 아파트 보유자들도 관망할 것"이라며 "출회 매물이 많지 않으면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 분양가 상한제로 무주택자 청약 대기수요 증가, 단기급등에 따른 후유증 등으로 모든 아파트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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