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외무성 담화에서 "미국이 최근 중거리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일본을 비롯한 조선반도주변지역들에 'F-35' 스텔스 전투기들과 'F-16V' 전투기들을 비롯한 공격형 무장장비들을 대량투입하려 하면서 지역의 군비경쟁과 대결분위기를 고취하고있는 현실은 우리를 최대로 각성시키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군이 도입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는 북한이 최근 한미연합훈련과 더불어 연달아 비난해 왔던 대상이다. 반면 F-16V는 최근 미국이 대규모 대만 판매를 승인해 중국 정부의 반발을 불러 온 전투기로, 북한이 상대적으로 새롭게 언급한 무기다. 북한이 북미관계를 다룬 담화에 미중 이슈를 포함시켰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가 20일(현지시간) 대만에 F-16V 66대 판매 계획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내정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안보이익을 저해한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북한의 'F-16V' 언급은 특히 북중 군 수뇌부 회담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중 군사공조 차원의 문제 제기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어서다.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먀오화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은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들은 북중 군부의 핵심 인사로, 지난 6월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배석자다. 북중 정상이 논의한 군사공조와 관련한 구체적 협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북중간 군사 밀착이 북미대화 재개를 앞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북한과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물밑에서 군사적 공동전선을 강화하는 신호일 수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후 동아시아 안보·군사 분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앞둔 북한도 대미 협상력 강화를 위해 중국을 '뒷배' 삼아야 할 유인이 높다. 이 경우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동아시아 내 미중 간 안보 이슈와 한반도 문제를 연동해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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