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에 보수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플랫폼 자유와 공화'는 한나라당(옛 한국당) 소속으로 17대 의원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만든 단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에 이어 안철수 전 의원과의 연대를 언급하며 중도보수층 끌어앉기를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안철수 전 의원부터 우리공화당에 이르기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같이 하는 게 진정한 반문(반문재인)연대"라며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 큰 그림의 반문연대 틀 안에서 작은 차이를 무시하는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자리에 참석해 중도층을 아우르는 보수의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통합과 혁신이라는 구호보다 '통합과 화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스스로 보수세력 내부의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은 문재인 정부에 갖다 바칠 것"이라며 "우리가 중도·중원으로 진격해 30%내외 캐스팅보트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용서와 화해를 우리의 가치로 채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황 대표를 겨냥해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강경보수의 지지를 받고 자리에 오른 황 대표가 그 일(보수통합과 외연확장 등을)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 그래서 취임 6개월 동안 침묵으로 지켜봤지만 그런 가치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게 안타까워 말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중도세력을 구심점으로 한 통합을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보수정당들의 자기혁신은 불가능에 가깝다. 새 중도세력의 구심점이 세워지고 기존 보수당 내 혁신세력이 중도세력의 기치 아래 함께 한다면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보수 공통의 비전을 매개로 통합을 이루자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보수가 그냥 뭉쳐서는 안 된다. 비전과 철학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당시 어떤 입장 가졌느냐에 대해 유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수진영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선거를 앞둔 인위적 통합은 경계했다. 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통합하면 계산을 하고 갈라치기를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끌어올 수 있는 5%의 중도세력은 멀어질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한 통합이 성공한 경우가 있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 토론회에서도 보수통합 논의가 나왔다. 김무성·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초청해 보수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주호영·권성동·김학용 의원 등 복당파는 물론 정갑윤·박완수 의원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자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우파가 희생을 통해 통합을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이 원내 제1당인 만큼 한국당 중심으로 분열된 보수 우파를 통합하고 내년 총선에 우파 단일후보를 내야할 것"이라며 "우파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각 지역에서 통합 우파 후보를 뽑고 험지에 나가는 두 가지 방법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자기 희망 지역에 신청을 내고 일정 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통해서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며 "당원투표를 하면 통합이 안 된다고 본다. 이번에만 한해서 국민 여론조사기간 통해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뽑자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는 참석자 간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나간 과거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반면, 김 전 지사는 "탄핵이 잘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해서 문재인이 등장한 것은 사실아닌가. 그 자체로도 탄핵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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