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조작에 中이 연루? 홍콩 시위, 새국면 맞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8.20 11:18

트위터·페이스북, 홍콩 시위 폄훼 활동 의심 계정들 삭제…"국가 차원 협조적 작전 증거 확보했다"…2016년 美 선거 개입 러시아 선전 기법 답습 관측도 제기

/사진=AFP

"중국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한 허위정보 유포에 러시아의 각본을 적용했다."(뉴욕타임스, 2019년8월19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홍콩 시위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개설·활동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 수 십 만개를 중단한 것과 관련, 활동에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선전 기법을 답습했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그레이엄 부루키 대서양협의회 디지털포렌식 연구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정보 활동 맥락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 지켜봐 왔다"며 "중국은 무엇이 효과적인지와 무엇을 교묘히 모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018년부터 대만 선거를 불안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방 소셜미디어를 이용했을 수 있다"며 "중국의 허위정보 유포 활동은 러시아보다 덜 광범위한 경향이 있으면서도 대만과 홍콩을 본토에 결속시키는 것 등 외교 정책 목표를 위해 긴밀하게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트위터는 최근 중국이 홍콩 시위 운동 및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저해하기 위해 생성·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특히 중국 내에서만 만들어진 936개의 계정을 찾아 삭제·자사 블로그에 공개했다.

또 이같은 선전활동에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 20만개의 계정도 삭제했는데 이들 계정은 핵심 활동 계정과 달리 컨텐츠를 직접 만들기보다는 메시지를 퍼뜨리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되기 전에 삭제조치 됐다는 설명이다.

트위터 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페이스북도 자사 뉴스룸을 통해 비슷한 취지로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5개의 가짜 계정, 7개의 페이지, 3개의 그룹 등을 찾아 삭제했다고 밝혔다. 1만5500여 계정이 이 가운데 한개 또는 그 이상의 페이지를 팔로우했고 2200여 계정들은 이 그룹 중 하나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위터는 전일 성명에서 "집중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우리는 (삭제 대상 계정들이) 국가 차원의 협조적 작전이란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반적으로 해당 계정들은 홍콩에서 정치적 불화를 퍼뜨리기 위한 것이면서 시위의 정당성과 정치적 입장을 훼손하기 위한 고의적이고 구체적인 시도였다"고 판단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활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신분을 숨기려 했지만 우리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적발된 SNS 내용에 따르면 시위활동을 두고 "이 사람들이 홍콩 입법회를 부순 이들인가, 우리는 홍콩에서 급진적 사람들을 원치 않는다, 떠나라"고 지적하거나 시위대를 이슬람국가(ISIS), 바퀴벌레 등에 비유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같은 서방 SNS 활동이 차단되지만 이번에 발견된 계정들은 VPN(가상사설망) 등을 활용해 활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그레이트 방화벽 외부에 메시지를 퍼뜨릴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면서 이번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조치를 두고 "전세계 허위정보와의 전쟁의 확대를 예고한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활동에 이용됐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바 있다.

홍콩 시위가 10주 이상 진행된 가운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같은 계정 적발 사실을 공표하면서 향후 시위 양상이 새국면을 맞을지도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이는 중국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해 고의로 유포한 허위정보를 막기 위한 첫번째 중요한 조치"라면서 "중국이 광범위한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은밀한 허위사실 유포 운동에 대한 주장은 가장 최근의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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