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기업시민을 만난 날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9.08.19 16:53

SK이천포럼 첫날 첫 세션, SK 사회적가치- 포스코 기업시민 나란히 소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제3회 SK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사회문제로 고통받는 사회 구성원은 잠재고객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우리에겐 비즈니스다."(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장)
"이전 50년은 기초소재 공급으로 사회에 기여했다면, 다음 50년은 기업시민의 가치로 기여하겠다."(조용두 포스코 경영연구원 부원장)

SK의 '사회적가치'와 포스코의 '기업시민'이 만났다. SK그룹의 경영철학 포럼 SK이천포럼에서다. SK는 첫날 첫 세션 주제로 '사회적가치, 기업의 일상속으로'를 정했다. 사회적가치가 이제 기업에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야 한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19일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SK이천포럼은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둘째날(20일)부터 일정은 이천 SKMS(SK경영철학)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비공개로 진행된다. 포럼을 만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첫날부터 현장을 지켰다. 마지막날인 22일 마무리 연설을 할 예정이다.

SK는 매년 이천포럼에서 새로운 경영 어젠다를 던져왔다. 올해도 최 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인 사회적가치를 포럼의 한 가운데 뒀다. 그러면서 디지털 대전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AI(인공지능)를 어떻게 활용해 사회적가치와 '딥체인지'(사업구조 혁신)를 활성화할지 방안을 모색한다.

포스코는 지난 연말부터 '기업시민'을 경영철학으로 강조하고 있다. SK의 사회적가치와 일맥상통한다. SK와 포스코의 고민은 결국 사회적가치를 경제적가치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사회적가치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정현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가치)추진팀장은 "사회적 문제 해결은 우리에게 먼 일이 아닌 비즈니스"라며 "당장의 비용과 당장의 수익만 생각하다보면 장기적인걸 놓칠 수 있고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통상적인 의사결정만 하다보면 혁신도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패널로 나온 조용두 포스코 경영연구원 부원장은 "(기업시민 철학을 발표한지) 열 달 정도 됐는데, 구성원들 사이에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선순환시키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며 "3000여 공급사와 100여 협력사들과 함께 성과공유제 등 눈에 보이는 성과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경영진의 지시에 마냥 따르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자발적 '바텀업' 방식으로 사회적가치 추구를 유도해내는 일이다.

정 팀장은 "사내 관계자들과 얘기 나누다 보면 '이런것까지 사회적가치에 해당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자기 일 속에 사회적가치가 반영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사회적가치라는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원장은 "포스코도 지시에 따른 이행이 익숙한 회사고 많은 직원들이 시키는 업무 이행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느냐가 굉장히 큰 숙제"라며 "단위 조직마다 구성원들이 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의 선순환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 중이며 하반기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의 기대도 크다.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경영학)는 "SK의 최태원 회장과 포스코의 최정우 회장 '두 최 회장'이 사회적가치를 직원에 독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창조적 사례는 아시아와 세계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SK의 사회적가치는 미래를 열어가는 하나의 동력으로서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서는 이날 오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심, 디지털 플랫폼'과 '미중 분쟁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20일에는 '딥체인지를 향한 인식의 확장'과 '기업별 사회적가치 창출 사례발표'가 준비돼 있다. 21일에는 '격정의 한반도-지정학적 위기 분석과 전망'에 대한 토론과 'AI 활용을 위한 SK의 준비상태 강화방안' 토론도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딥체인지에 필요한 역량-어떻게 축적할 것인가'와 'ES(에너지솔루션)' 관련 토론이 진행된 후 최 회장의 마무리 연설로 포럼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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