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적자전환에도 경영진 보수확대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9.08.18 12:24

직원 인센티브 대폭 축소, 오너 일가 등에는 10% 추가

어준선 회장(왼쪽)과 어진 부회장./사진제공=안국약품
반년 이상 이어진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와 의료계 외면 속에 안국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이 와중에도 어준선 회장, 어진 부회장 등 경영진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겼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올 2분기 25억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30억원 영업이익)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15억 손실로, 역시 적자전환이다. 2분기 부진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은 13억원 적자, 순이익은 7300만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실적 악화는 매출 부진에서 비롯됐다. 2분기 안국약품은 367억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줄어든 액수다. 매출은 줄었는데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안국약품의 급작스런 매출 부진은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예고됐다. 검찰은 이때 안국약품으로부터 리베이트 대상 의사들과 도매상 명단을 모조리 걷어갔다. 지난달 서울서부지검은 안국약품 불법 리베이트 규모가 90억원에 이른다며 어진 부회장 등 경영진과 의사 85명을 재판에 넘겼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국약품 사건 이후 의사들이 안국약품과 거래를 철저히 배격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며 "안국약품 매출 부진은 예고된 것으로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국약품은 적자 늪에 빠졌음에도 상반기 어준선 회장, 어진 부회장 부자가 포함된 4명의 사내 이사들에게 1인당 평균 1억4500여만원 보수를 지급했다. 지난해 상반기 보수보다 10.1% 높은 액수다.


직원들 급여 상황은 정반대다. 안국약품은 상반기 직원 507명에게 1인당 평균 2735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상반기 4228만원보다 35.3% 줄어든 규모다. 2017년 상반기 평균(3267만원)과 비교해도 5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안국약품은 직원 인센티브 지급 시기 차이에 따른 착시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실적이 좋지 않아 인센티브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고 부연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유독 급여가 많이 지급됐는데 들쑥날쑥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 바로 잡기 시작한 것"이라며 "영업사원 인센티브 비중이 큰 편인데 매출이 줄면 그만큼 인센티브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실적과 인센티브 연동을 인정한다고 해도 이런 시기에 오너 일가 위주인 사내이사들에 대한 보수 확대는 안국약품의 현실인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리 정해진 금액 안에서 임원 보수가 지급된다고 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선 자신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행태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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