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백' 배우 김규리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이유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19.08.15 10:05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발언 파문…"화가 전직 생각도"

배우 김규리/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배우 김규리가 10년 전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당시 힘들었던 때를 회상했다.

김규리는 지난 14일 MBC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 연기를 그만둘 뻔한 사연을 공개했다.

김규리는 "일을 하다 보면 위기가 한 번씩 온다"며 "모두 아시겠지만 큰 위기가 와서 10년 공백이 있었다"고 과거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일을 언급했다.

이어 "작년에는 일이 정말 안 들어왔다. 너무 안 들어와서 그냥 쿨하게 그만 두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영화 '미인도' 때 신윤복 캐릭터를 하며 한국화를 배웠는데, 화가를 두번째 직업으로 삼아볼까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일이 들어와서 지금은 드라마도 촬영하고, 라디오 DJ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앞서 김규리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이후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규리는 당시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2009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문화연예계 특정 인물과 단체를 대상으로 퇴출 압박 활동을 해 왔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타깃이 된 문화예술계 인사는 총 82명이었고, 김규리는 문성근, 김미화, 김여진, 명계남 등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우 8인에 속했다.

김규리는 명단 발표 이후 블랙리스트 문건 화면과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이 몇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며 "#내가_그동안_낸_소중한_세금들이_나를_죽이는데_사용되었다니"라는 태그를 달아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김규리는 지난해 1월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며 아픔을 딛고 연예계 활동 재개에 나섰다.

씨앤코이엔에스 측은 김규리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김규리가 광우병 파동 당시 아무런 정치적 의미 없이 순수한 감성적인 글을 올린 것으로 인해 약 10년 동안 수많은 악플러들에게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으며,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라 그동안 연예활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지나간 일들은 모두 떨쳐버리고 본업인 연예활동에만 전념해 그동안 발휘 못했던 연예인으로서의 능력을 펼쳐보이겠다는 다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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