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금리역전에 '경기침체 공포' 패닉…3% 폭락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08.15 06:45

12년만에 첫 2년-10년 美 국채 수익률 역전…최근 40년간 5차례 금리 역전 후 예외없이 경기침체


뉴욕증시가 패닉 속에 폭락했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수익률)가 12년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엄습했다.

◇2년-10년 美 국채 금리 역전…12년만에 처음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00.49포인트(3.05%) 떨어진 2만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최대 낙폭이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85.72포인트(2.93%) 내린 2840.6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2.42포인트(3.02%) 내려앉은 7773.94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의 주가도 모두 3% 가까이 떨어졌다.

경기침체 신호로 불리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면서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이날 오전 한때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9%로, 2년물 금리(1.628%)를 밑돌았다.

올초 미 국채시장에서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뒤집힌 적은 있지만, 단기물을 대표하는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초장기물인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이날 장중 역대 최저치인 2.018%까지 떨어지며 2%선 붕괴 위기를 맞았다.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긴 장기물은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졌다면 이는 시장이 미래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란 점에서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스위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그동안 미 국채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은 1978년 이후 총 5차례 발생했다. 이후 예외없이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날 때까지 걸린 시기는 평균 22개월이었다. 경제학적으로 경기침체는 GDP(국내총생산)가 두 분기 이상 연속으로 역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이싸예 창립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주요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됐다는 것은 앞으로 6∼18개월 내 경기침체를 마주할 것임을 뜻한다"며 "이는 시장에 대한 우리의 전망을 근본적으로 부정적인 쪽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미친 금리 역전…멍청한 파월 의장"

중국과 독일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시장의 경기침체 공포에 불을 지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4.8%로 17년만에 최저치였다. 시장이 예상한 5.9%도 밑돌았다. 전날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2/4분기 GDP는 0.1% 감소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등 선제적 통화완화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은 이미 다음달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78.8%,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1.2%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친 금리 역전"이라며 "(경쟁관계인) 다른 나라들이 멍청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라고 했다.

유럽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날보다 6.24포인트(1.68%) 떨어진 366.16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 지수는 257.47포인트(2.19%) 내린 1만1492.6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11.77포인트(2.08%) 하락한 5251.30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103.02포인트(1.42%) 하락한 7147.88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3% 내린 배럴당 55.2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10시22분 현재 3.9% 떨어진 배럴당 58.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24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6% 오른 97.9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0.87% 상승한 온스당 1527.3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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