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통계]성공과 큰 수의 법칙

머니투데이 강신욱 통계청장 | 2019.08.13 05:00

경기가 어려워지면 서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책 중 하나가 자기계발서다. 한때 ‘성공하는 사람들의 O가지 습관’류의 책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책을 쓴 유명 저자 중 한 명은 파산을 했다. 이유는 ‘자기가 쓴 대로 실천하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책을 구매해 열심히 읽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당황했을까.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 말 들어.’, ‘나처럼 노력해봐, 그럼 성공해.’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주위에서 종종 듣기도 한다. 예전에는 강한 리더십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꼰대라고 욕먹기 십상이다. 이 사람들은 통계학에서 말하는 ‘작은 수의 법칙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작은 수의 관찰에서 얻은 결과를 일반화하거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오류를 뜻한다.

반대로 큰 수의 법칙이 있다. 우연한 사건이나 특정 결과의 발생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반복 시행하는 횟수가 많거나 표본이 커질수록 일정한 수준으로 수렴하게 되고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동전을 던지면 앞면이 나오는 경우의 수가 처음에는 들쑥날쑥하지만 나중에는 2분의 1에 근접한다는 것이 큰 수의 법칙의 대표적인 사례다.


큰 수의 법칙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 중 하나가 보험업이다. 인간의 수명이나 각 연령별, 성별, 직업별 사망률과 사고원인 등을 장기간에 걸쳐 많은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해야 보험금과 보험료율을 적정하게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가 잘 팔리는 건 누구나 성공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와 마찬가지로 성공에는 왕도가 없다. 우연을 필연으로 착각하는 작은 수의 법칙 오류에 빠지지 않고, 큰 수의 법칙을 적용하여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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