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문제' 일본 지지한다는 미국, 왜?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19.08.11 14:22

마이니치 "美, 지난해 말 이미 원칙적 지지 입장…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예외될까 우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징용에 대한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 미국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간 해결을 촉구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는 미국의 이해를 얻고 있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미 국무부와 협의를 벌여왔다. 미국에 있는 일본기업의 자산 압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본 측은 당시 "일본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신청이 있으면 미 국무부가 무효 의사가 담긴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는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가 이미 지난해 말 일본 입장을 지지한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예외를 인정할 경우, 협정에 근간이 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전쟁 청구권 포기'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인 1951년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과 일본 사이에 맺어졌다. 이 조약을 주도한 미국은 아시아에서 반공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패전국이던 일본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미일 간 군사동맹을 공식화했다. 해당 조약에서 전쟁 청구권 문제를 명시한 제5장에는 "일본이 생존 가능한 경제를 유지하면서 전쟁으로 인한 모든 피해를 연합국에 완전히 배상하기에는 일본의 자원이 충분치 않다"면서 "본 조약의 효력이 발생한 지 9개월 이내 청구권 신청이 있을 경우, 신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일본은 각 연합국과 그 국민의 모든 권리 및 이익을 반환한다"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2000년대 초 미국에선 과거 일본군의 포로였던 미국인들이 일본 내에서 강제노역을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미 국무부는 당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대일) 청구권을 포기했다며 원고의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한국은 연합군의 일원으로 교전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조약의 서명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한국은 이 조약을 지키고 지지해야 할 의무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마이니치는 지난 7월 있었던 미국과 일본 고위급 회담에서도 일본 측의 기본 입장을 지지한다는 미국 측 의사표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 8월 초 방콕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간 면담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이 이해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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