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대남비난에도…'문재인 타임' 기다리는 靑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9.08.11 13:39

[the300]김정은, 美와 협상 희망 숨기지 않아…9월 핵담판 국면 기대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며 나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청와대는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및 대남 비판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 국면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1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쐈다. 북측의 발사체 발사는 올들어 일곱 번째이고, 지난달 25일 이후 다섯 번째다. 북측은 지난 6일에도 탄도미사일 추청 발사체를 쐈다.

대남 비판도 강화됐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11일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통일선전국 진상공개장’을 통해 “남조선당국의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대결소동은 지난 시기 대결과 전쟁을 본업으로 삼던 보수정권 때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했었다.

청와대는 북측의 이같은 발사체 발사와 대남 비판의 이유가 이날 권정근 국장의 담화에서 드러났듯, 한미연합훈련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는 연합지휘소훈련을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북측이 철회를 요구해온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만큼, 국내 여론 결집을 위해서라도 우리측을 비판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협상 촉구의 의미 역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맥 빠지고 소득 없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었다.


'한미연합훈련'이 '핵담판' 보다 우선시 돼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 표시, 그에 따른 내부 결속 모색의 결과가 탄도미사일 발사 및 대남 비판이라는 게 청와대의 분석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8월의 한미연합훈련 이후에는 '대화 국면'이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북측의 '액션'은 협상 상대인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고 있다. 탄도미사일도 그 범위가 '단거리'에 집중되고 있고, 비난의 대상도 한국 정부다. 비난 성명 와중에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비난 성명이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향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뼈아프지만, "아직은 한국의 차례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있다. 핵담판이 북미 간 '하노이 노딜'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 6·30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통해 '계기'는 마련했지만, 여전히 북미 간에 합의문을 도출해야 하는 게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의 차례는 그 다음이다.

최근 북측의 거친 메시지들이 오히려 북미 협상 대비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풀릴 경우, 경협의 주체는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한국과 경협에 북측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표명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협상 전부터 '패'를 드러내는 꼴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패'는 최대한 숨기는 게 협상의 기본이다.

상황을 종합할 때 한미연합훈련 이후 9월부터 본격적인 핵협상 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대로 만나고 싶고, 협상재개를 하자"고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북측과 실무협상을 2주 내에 재개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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