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발표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북미대화는 할 수 있지만 남북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가 된다고 했는데 바로 남조선 당국자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라며 “명칭이나 바꾼다고 해서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또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조선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의 명칭을 초기의 동맹 19-2 대신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바꾸고 1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똥을 꼿꼿하게 싸서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서 악취가 안날 것 같으냐”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정상적인 상용무기 현대화조치를 두고 청와대가 전시도 아닌 때에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다 어쩐다 하며 복닥 소동을 피워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못해 쩔쩔매여 만사람의 웃음거리가 된데서 교훈을 찾을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 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 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北 ‘남한 때리기’ 집중…美 우회압박
그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코집(가능성)이 글렀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겨냥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우리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5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도발을 재개한 이후 7월 25일과 31일, 이달 2·6·10일 등 5차례 걸친 도발을 모두 새벽 시간대에 감행하며 문 대통령의 잠을 깨웠다.
북한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면서 ‘남한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은 우회적인 압박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남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교류 및 경협에 나서도록 하고, 미국을 설득하는데 있어서도 역할해줄 것을 요구하는 의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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