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p(포인트) 전격 인하한 이후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수신금리를 내렸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들의 연 2%대 예·적금은 자취를 감췄다.
대출금리도 내렸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작년과 비교해 1%p 이상 하락했다. 돈을 모으려는 사람도, 돈을 빌리려는 사람도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야 할 시점이다.
◇연 2%대 된 주담대, 갈아탈까 말까?=주담대를 받은 지 3년이 지나 중도상환 수수료가 아예 없거나,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더라도 대출갈아타기를 통해 줄어드는 이자 금액이 더 크다면 대출 환승을 하는 게 낫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존 주담대를 저금리나 고정금리로 갈아타기 하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선 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출한도다. 과거 LTV(담보인정비율)가 70%일 때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현재 LTV가 40%로 떨어져 대환대출을 받으면 대출 한도가 줄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신(新)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로 갈아타면 대출한도가 줄지 않고 이자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변동금리→변동금리'가 아닌 '변동금리→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은 사람들은 이달 말 정부가 내놓을 예정인 '제2 안심전환대출'을 고려해볼 만하다. 안심전환대출의 목표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 금리변동 리스크를 제거하는데 있다.
연 2% 초반대로 예상되는 제2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뿐 아니라 고정금리 대출보다 금리 매력이 더 높다. 2주일 정도 기간 동안 일괄신청을 받아 신청액이 목표 한도를 넘어서면 주택가격이 낮은 대출부터 순차적으로 배정하는 방식이 유력한 만큼 대출 환승 예정자들은 이번 기회를 노려봄직 하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장금리가 당분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을 갈아타는 시점을 잘 결정해야 한단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선 금리가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향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고객 개인의 성향과 처한 상황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대환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면 핸드폰을 켜보자=반대로 돈을 저축하려는 사람들은 지금의 '저금리 시대'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일제히 내리면서 연 2%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2일 내놓은 연 5% 정기예금 특판 상품은 '1초 완판'을 기록했다. Sh수협은행이 BC카드 페이북과 손잡고 출시한 연 5% 스마트폰뱅킹 전용 'Sh페이북적금'은 3차 판매분까지 조기 완판을 기록했고, 4차 판매분도 오는 16일 종료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이 새 모바일뱅킹 앱 '사이다뱅크' 출시를 기념해 내놓은 연 10% 자유적금 역시 2시간 만에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1금융권, 2금융권 가릴 것 없이 고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기존 금융권을 넘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까지 넓히면 선택지가 많아질 수 있다.
핀테크 업체 '핀크'가 SK텔레콤, DGB대구은행과 함께 출시한 'T하이파이드(high5)' 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적금은 기본금리 2%에 SK텔레콤 고객 우대금리 2%를 더해 4%의 금리를 적용한다. 여기에 SK텔레콤 5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면 1% 캐시백 혜택이 추가돼 사실상 5%대의 고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출시 40일 만에 가입자 5만명을 달성했다.
토스가 KEB하나은행과 협업해 판매하고 있는 '제휴적금'도 인기다. 기본금리 연 1.05%에 6회차 이상 납입하면 2.2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추가로 19세 이하 자녀가 있으면 연 0.7%, 친구 초대 시 연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토스머니'로 돌려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