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띄운 드론, 건설기술 현장서 '훨훨'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9.08.23 04:00

[피플]송근목 대우건설 스마트건설기술팀 과장 "핵심은 최선의 데이터를 얻는 것"

송근목 대우건설 스마트건설기술팀 과장
“연봉이 현재의 10배 이상이라면 혹 모를까 회사를 옮길 일은 없을 겁니다.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죠”

경기도 수원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만난 송근목 스마트건설기술팀 과장(39세)은 ‘드론’ 전문가다. 취미가 일이 된 행복한 직장인이다. 토목을 전공하던 대학교 4학년때 RC(무선조종)비행기 매력에 빠졌고, 여행지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고 편집하는데 재미가 들렸다.

대우건설 입사후인 2009년 첫 발령지가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현장이였던 것도 어쩌면 운명이었다. 외지에 있다 보니 입사 후 접었던 취미 생활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때 새롭게 등장한 ‘드론’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때마침 현장을 찍은 항공사진이 필요했는데 경비행기를 타고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종사 사진작가 엔지니어 세사람이나 매달린 사진이라 난감함은 더했다. ‘내가 드론으로 직접 찍어볼까’하는 생각에 사진찍기에 나섰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국내 건설현장에서 드론이 처음 사용된 사례였다. 하지만 당시는 드론 자체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낮았던 시기였기에 회사 업무에 사용되지는 못했다.

송 과장은 이후 드론이 장애물을 넘어 빠른 속도로 승부를 가르는 드론 레이싱에 취미를 붙였다. 온라인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선수로도 참여했다. “드론 한대 가격이 40만~60만원인데 대회에 나가면 착륙과정 등에서 잘 부서져요. 그런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 부인이 정말 고맙죠”

그는 2015년 국내 드론 레이싱 대회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아시안컵 대회에서도 1위를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엔 두바이에서 처음 열린 세계 드론 레이싱 대회 ‘월드 드론 프릭스’에 초청 받았는데 열흘이나 회사를 비워야 해 고민이 컸다. 그런 그를 회사는 선뜻 두바이에 보내줬다. 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면서 스마트 건설기술이 주목받기 사작한 때였기 때문이다.


그해 그는 기술연구원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스마트 건설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엔지니어로 현장에 남을지 고민했지만 진취적인 사내 분위기 속에 드론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매력이 더 컸다. 건설사 중 드론을 활용한 연구팀이 있는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지난해엔 직원도 2명 늘리고 장비도 더 들일 수 있도록 회사가 적극 지원해 줬다. 그의 팀엔 현재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현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대형부지 측량 및 3D 모델링, 분석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되면서 프로젝트 수행의 정확도와 효율이 높아졌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밀림을 뚫고 정보를 수집해 현장 준비를 도왔다. 잠수부가 필요한 수중작업도 드론으로 가능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드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분석 프로그램과 정밀 장비도 필요하기 때문에 드론으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했다. “(드론 활용의)핵심은 최선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2016년 시작 때만 해도 드론을 활용하는 현장은 15곳에 불과했지만 2017년 18곳, 2018년 26곳에 이어 올해는 35곳 이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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