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국채, 달러자산, 금…뭉칫돈 몰리는 안전자산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9.08.06 15:14
흔들리는 국내 주식시장을 피해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나 달러화, 금 등 안전자산으로 대피하는 자금이 급격히 늘고 있다. 강남 거액 자산가 일부는 한발 앞서 국내 자산을 해외자산으로 대체했는데, 미국 주식과 브라질 국채 등에 뭉칫돈을 넣은 이들도 많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된 KRX금현물은 올 상반기 일 평균 2만2410그램에 불과했으나 7월에는 3만106그램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는 14만그램이 훌쩍 넘었다.

가격도 급등했다. KRX금현물 가격(그램당)은 지난해 연말 4만5970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 말에는 4만7340원으로 오르더니 2분기 말에는 5만2770원으로 상승했고 현재는 5만8120원까지 상승했다. KRX금현물 거래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고치인데 최근 6개월간 상승률이 30%에 육박한다.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 센터에는 달러 자산에 투자하려는 거액 자산가들이 붐을 이룬다. 시중은행에서는 달러화 정기예금이 동났고 증권사 VIP 지점에는 국내펀드 환매와 함께 해외펀드 가입이 줄을 잇는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7월말 기준 390억6677만달러로 전달보다 4.1%(15억4704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이탈해 미국 주식형 펀드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증권사 PB센터 관계자는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본격화한 지난달 거액 자산가 상당수가 달러화 자산투자를 문의해왔다"며 "발 빠른 이들은 브라질 국채에도 먼저 투자했는데 거의 모든 현금자산을 해외통화로 보유하려 한다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 헤알화는 하반기 통화가치 강세가 예상되는데 여기에 원화 약세가 더해지면 환율 변동에 차익만 2배의 효과를 볼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며 "100억원 현금을 해외통화 자산으로 분산투자해달라는 고객이 있어 브라질 국채를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짜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국채 3년물 금리는 6.180%로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인 6%보다 높은 수준이다. 달러나 엔화, 금이 아니어도 상대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언제든 이탈하려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로 기웃거리는 자금도 있다. 북미 주식형 펀드는 올해 상반기 22%에 달하는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으나 차익 실현용 환매수요가 생기며 전체적으로는 1935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바 있다. 7월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졌으나 8월에는 다시 소폭의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미국증시도 약세 가능성이 높아진 탓에 주식형 펀드 보다는 배당주 등 안정성을 강조한 상품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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