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패닉'에 안전자산으로 '우르르'…경기침체 우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 2019.08.05 16:03

채권, 달러, 금 등 안전자산 가치 연일 상승…"국내 GDP 성장률 1%대 하락 현실화"

국내 증시가 패닉 상황으로 치닫자 채권, 달러, 금 등 안전자산 가치가 연일 상승세다. 주가 급락의 원인인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안전자산 선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데, 이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3원 오른 1215.3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210원을 넘어선 것은 2016년 3월 이후 최초다.

금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은 g당 전 거래일보다 1800원(3.25%) 오른 5만721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4년 3월 KRX 금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다. 지난 2일에는 146㎏ 상당의 금이 거래되면서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도 꾸준히 강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국고채3년물은 0.049%포인트 내린 1.260%로 마감했다. 이는 2016년 9월30일 이후 최저치다. 국고채10년물과 국고채3년물의 금리차는 0.089%포인트로 줄었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아지는 현상(커브 플래트닝)은 통상 경기 침체 전조로 평가된다.

채권,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의 강세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이 겹치며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정된 자본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금융시장에 자본의 순환이 위축된다. 이 같은 금융 불균형은 실물경제의 부진으로 전이될 수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증권업계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 미중 무역분쟁 확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우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한국의 성장성 약화 등 때문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GDP 성장률이 올해 2%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공산이 높다"며 1%대 GDP 성장률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규제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를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잠재 리스크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분기에는 이같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 자금 유입 전환을 위해서는 4대 중앙은행(미국, 영국, 유럽, 일본)의 유동성 확대, 경기 반등 사이클 진입이 필요하다"며 이 시점을 4분기로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마찰도 긴장감은 있겠지만 내년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한번쯤 강도 약화를 기대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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