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총 많은 美…"총기난사, 하루 1건 이상"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8.04 13:03

올해 총기 난사만 250건…시민 100명 당 총기 120.5개

미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거주민인 에리카 리오스(36)과 알마 리오스(61)가 울면서 지나가고 있다./사진=AFP.

사람보다 총이 더 많은 미국에서 1주일 만에 대형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벌써 250여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엘파소시의 대형 쇼핑몰 월마트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 28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길로이시 마늘축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진 뒤 일주일 만이다. 앞서 전날인 27일에는 뉴욕에서 열린 파티에서 총기난사로 1명이 사망했고, 29일에는 위스콘신주 주택가에서 두 건의 총격 사건이 일어나 5명이 숨졌다. 30일에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의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로 2명이 사망했다.

연이어 사상자가 발생하며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총기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 250여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8월 3일은 올해 216번째 날로,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날까지 미 전역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도 총 3만2986건으로, 총 8709명이 사망하고 1만7275명이 부상당했다. 이날도 엘파소에서 총기참사가 발생한 이후 20여 건의 총기 사건이 추가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의 총기규제가 잦은 총기 사고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미 컬럼비아대, 뉴욕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진은 지난 31일 총기 규제 관련 공동 연구 결과를 공개, 총기 규제가 적은 곳일수록 총기 보유자가 많아지면서 총기 난사도 빈번해진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총기를 허용하는 국가는 소비자가 총기를 구매할 경우 엄격하게 신원을 확인하지만, 미국은 연방법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신원 조회 없이도 총을 구매하기 쉽다. 특정 주(州)에서 이를 엄격하게 규정하더라도 규제를 완화한 인근 주로 이동하는 수고를 들이면 총을 살 수 있다.

2019년 8월 3일(현지시간)까지 발생한 미국 총격 사건 분포도. /사진=총기 폭력 아카이브 홈페이지.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람보다 총이 많다. 2017년 기준 미국 시민이 보유한 총기 수는 100명 당 120.5개로 전 세계 1위를 손쉽게 차지했다. 2위는 내전으로 상시 전쟁 상태에 돌입한 예멘이지만 100명 당 52.8개에 불과했다. 복스는 "이 모든 건 통계에 기반한 자료"라면서 "UN에 따르면 미국의 총기 살인 사건 수는 캐나다의 6배, 스웨덴의 7배, 독일의 1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민들은 지난해 미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교의 총기참사 사건 이래 총기 규제를 강력하게 외쳐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다. 야당인 미 민주당도 이번 엘파소 사건을 비롯해 대형 총기사건 이후 매번 규제를 주장해왔지만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가입자만 500만명에 달하는 미국총기협회(NRA)가 막강한 조직과 자금력을 앞세워 로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NRA는 미국 정계 로비활동에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하는 이익단체로, 1871년 미 남북전쟁 직후 형성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익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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