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규탄시민행동(시민행동)은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다.
시민행동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 등 6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들었다. 이날 서울 기온이 30도를 넘고 소나기까지 내리는 극한 날씨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시민행동은 일본 정부가 이번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침략과 식민 지배의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동아시아 평화체제의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며 군사 대국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경제·군사적 하위 파트너로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민행동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즉각 파기하고 화해치유재단에 일본이 출연한 10억엔도 즉각 반환하라고 함께 요구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아베 정부 이후 일본 교과서에서 위안부라는 말조차 빠지면서 일본 미래세대는 위안부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며 "정의기억연대는 일본의 부당한 행태에 대해 공식적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토착왜구 몰아내자, 조선일보 폐간하라' '아베정권 규탄한다 강제징용 사죄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NO 아베'가 적힌 피켓을 드는 것은 물론 'NO 아베' 티셔츠를 입고 참석한 시민도 있었다. 집회 막바지 해가 진 이후 모두 한 손에 LED(발광다이오드) 촛불을 들고 행사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고등학교 1학년 김민성군(16)은 "우리가 일본을 규탄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본이 싫어서가 아니라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치인의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해서"라며 "일본이 스스로 깨닫고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본인을 지원이 엄마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어제부로 한국은 일본의 적국이 됐다"며 "그런 나라에 우리가 군사정보를 넘겨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활동가들의 연대사도 공개됐다. 이들은 연대사에서 "일본은 한일 시민의 대립을 부추기면서 대법원 판결을 없었던 일로 하려고 한다"며 "한일 시민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아베 정권에 대해 손잡고 권리회복을 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리아나호텔 앞에 도착한 후 마이크를 잡은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촛불 혁명의 뜻을 받아 언론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조선일보는 친일·친아베 행각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진은 오후 9시3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시민행동은 이달 10일과 15일 같은 장소에서 촛불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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