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보복→전쟁'…日 경제도발, 한 달의 '기록'

머니투데이 류원혜 인턴기자 | 2019.08.03 05:25

일본, 지난 2일 추가 경제보복 조치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제외…이달 마지막 주 시행 예정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일본은 지난 2일 추가 경제보복 조치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2004년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지정한 이후 15년 만이다.

이에 따라 한일 무역분쟁이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지난 한 달간의 기록을 정리했다.

5월20일: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판결하자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중재위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임명한 중재위원 각 1명과 제3국이 임명한 중재위원 1명 등 총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꾸릴 수 없다.

6월18일: 일본 정부가 요청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논의를 위한 중재위원회 개최 응답시한(30일)이 만료됐다. 한국 정부는 "신중히 대응하고 있다"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6월19일: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요청한 중재위 설치를 거부당하자 '제3국에 의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재차 요구했다.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르면 한일 어느 한쪽이 위원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제3국이 선정한 위원들로 중재위를 설치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도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열 수 없다. 또 이날 한국은 한일 기업이 참여하는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보상하자는 제안을 일본에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 국제컨벤션센터 인텍스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6월28~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에 방문했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거부로 한일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항상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아베 총리의 G20 정상회의 일정이 꽉 찼다는 반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7월1일: 급기야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관리 제도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데 한국과 일본은 신뢰 관계가 현저하게 훼손되고, 부적절한 사안도 발생했다"고 수출규제 사유를 밝혔다.

7월4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단행됐다. 규제 대상 품목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가지다. 이 제품들은 TV·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로 모두 일본 의존도가 큰 소재다.

7월8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기업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측에서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철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한일 무역당국간 실무회의'에 참석한 양측 대표들이 마주 앉아 있다. 한국 측(오른쪽 양복 정장을 입은 두 명)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전찬수 무역안보과장,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서는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 및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이 참석했다./사진=경제산업성



7월12일: 도쿄에 위치한 경제산업성 별관에서 한일 실무진 간 양자협의(사무적 설명회)가 열렸다. 우리 정부 요청으로 열린 이 회의는 6시간 이어졌으나 협상 당사자들이 악수도 하지 않고 참석자 이름표도 없었으며 화이트보드에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종이가 부착돼 있는 등 정돈되지 않은 회의장 모습에 "일본에서 우리 정부를 의도적으로 홀대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7월7~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일본에 방문했다.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주로 현지에 머물며, 일본이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목한 '포토리지스트'와 '에칭가스'의 추가 물량 확보에 주력했다.

7월18일: 일본이 재차 요청했던 제3국 중재위원회 개최 답변시한(30일)이 마감됐다. 한국 정부는 설치안을 거부했다.

7월21일: 아베 총리는 이날 치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에서는 124석 가운데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이 57석, 공명당이 14석 등 여당 연합이 71석을 확보해 과반을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회의가 끝난 뒤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사진=로이터<br>

7월24일: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의제를 논의했다. 일본 정부에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분쟁해결을 위한 한일 양자협의도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무관하며 수출관리 행위라 WTO 논의 사안이 아니라면서 협의 요청을 회피했다.

7월1~24일: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감했다. 3만건 이상이 접수됐으며 이 중 90%이상이 찬성하는 의견이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1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접수 시행을 발표해 수출관리를 신속하게 해야한다며 일반적인 의견접수 기간(30일)보다 짧게 설정했다.

7월25일: 일본의 학자·전문가·지식인 등 77명이 한국에 대한 자국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은 적이 아닌 소중한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7월26일: 한·미·일 3국의 의원회의가 열렸다. 이날 미국 워싱턴 D.C. 의회의사당에서 3국의 의회 대표들은 한일갈등 문제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미일 의원회의는 2003년부터 매년 2차례씩 3국을 오가며 개최된다.

8월2일: 일본 정부 정례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했다.

8월넷째주: (각의 통과하면 경제산업성, 총리 서명, 일왕 공포 거쳐 21일 후)수출무역관리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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