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거부한 SM, 주가 급락…52주 신저가 기록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9.08.01 11:21

라이크기획 합병 등 주요 제안 거부…일본 사업 우려 겹치며 실망매물 쏟아져

이수만 에스엠 회장 / 사진제공=에스엠

연예기획사 에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주제안을 거부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주주제안으로 실적 상승과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됐지만 요구가 거부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최근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에스엠의 일본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에스엠 주가는 전일 대비 1900원(5.37%)하락한 3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에스엠이 KB자산운용의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으로 주요 주주제안을 거부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엠 지분 7.59% 보유로 이수만(특수관계자 포함 19.23%), 국민연금(10.01%)에 이어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 30% △과도한 자문료를 받고 있는 라이크기획과의 합병 등을 요구했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 추천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에스엠은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등을 검토하겠다"며 주주환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에는 "라이크기획은 법인형태가 아니기에 합병은 법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방안이고, 당사가 그렇게 강요할 권리도 없다"며 거부했다.

KB자산운용 주주제안의 핵심은 라이크기획에 관한 문제 제기였다. 라이크기획은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에스엠 가수들에게 프로듀싱을 해 주는 대가로 에스엠 매출액의 6%를 인세로 받고 있는데 이 액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3년 간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평균 인세는 영업이익의 46%에 달한다"며 "주주 입장에서 번 돈의 절반을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을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지속적인 적자로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는 식음료(F&B) 사업도 문제로 지적됐다. KB자산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본업과 무관한 와이너리, 리조트, 레스토랑 사업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F&B 사업은 순누적적자가 211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서도 "단기적 경영성과는 미흡하지만 라이프 스타일 사업을 통합 재편하고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로 개선할 것"이라며 사업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에스엠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2가지 사항에 대한 제안을 모두 거부한 셈이다. 에스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지난 1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 실적으로 주주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0% 늘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는 20% 하회한 실적이었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대비 73% 감소한 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속된 실적 쇼크에 '버닝썬' 사태로 인한 엔터 업종 투자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올 초 5만11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주주제안이 나온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에 지난 6월10일 4만7950원까지 회복됐으나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한일 관계 악화로 사업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엑소, 레드벨벳 등 소속 가수들의 일본 내 인기를 바탕으로 일본 사업 비중을 늘려가던 에스엠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양국의 무역분쟁이 벌어진 지난달 초부터 SM주가는 20% 가까이 하락 중이다.

증권사들도 최근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에스엠의 주주제안 거부로 실적 개선은 더 요원해졌다"며 "매수 추천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KB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힘을 모아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은 32.74%로 이수만 총괄의 지분보다 많다.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일본 사업은 SM타운 돔 투어 등 기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주주서한 답변은 아쉽지만 중장기적으로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투자포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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