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정부의 가계 대출 축소 기조가 이어지면서 개인 대출은 줄이고 기업 대출을 늘려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각 저축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기업 자금 대출액은 34조10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0조6627억원)보다 11.2% 늘어난 수치다. 3년 전인 2016년(24조1650억원)과 비교하면 41.1%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올 1분기 말 기준 기업 대출이 전체 대출액의 45.61%(2조5343억원)를 차지했다. 2016년 26.17%(8133억원)에 불과하던 기업 대출은 3년만에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올 1분기 가계 대출은 52.52%(2조9179억원)로 여전히 기업 자금 대출보다는 많지만 △2016년 73.83%(2조2944억원) △2017년 63.95%(2조5122억원) △2018년 53.57%(2조8308억원) 등과 비교해서는 비중이 꾸준히 줄었다.
JT친애저축은행도 기업자금대출과 가계자금 대출의 격차가 좁혀졌다. 기업자금 대출은 올해 42.59%로 2016년(34%)보다 8.6%포인트 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40.21%)과 비교해도 2%포인트 늘었다. 반면 2016년도 63%에 달하던 가계대출은 현재 55.5%로 축소됐다.
저축은행의 기업 자금 대출 확대는 2017년 저축은행에 도입된 가계대출 총량규제(가계대출 증가율을 7% 이내로 관리)와 법정 최고금리 하향(27.9%→24%), 연 20% 이상 고위험대출에 대해 충당금 50% 추가 적립 등 규제가 더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가속화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가 가계 대출 외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부분이 기업 대출 강화”라며 “그동안 가계 대출에 편중돼 있던 비중을 5대 5 수준까지는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업 대출 확대 외에도 중금리 대출 라인업 강화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물론 캐피탈, 상호금융, 정부 등이 중금리 대출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치열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총량규제에서 제한이 없는 중금리 시장을 공략했는데 1금융권과 캐피탈, 2금융권사가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가계 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보려 해도 여건이 되지 않는 만큼 기업 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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