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약 400만7000톤 규모의 고철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전체 고철 수입량의 약 63%가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것이었다. 한국은 이 밖에 러시아와 미국으로부터도 고철을 수입했는데, 양국 수입 비중은 각각 14.4%, 13.5% 수준이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일본 의존도가 상당한 셈이다.
업계는 일본에서 수입한 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철강 제품을 만든다. 이렇게 생산되는 주요 제품은 철근과 형강(단면 형태를 H, I, T 모양으로 제작한 제품)으로 건설 자재로 사용된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주요 철근, 형강 제조업체로 고철 사용량이 많다.
한국의 일본산 고철 수입 비중이 높은 까닭은 일본 고철의 품질이 높은 데다 인접국 일본으로부터 운반 비용이 적게 들어서다. A철강사 관계자는 "일본의 고철 분리 수거가 잘 되는 편이라 일본산 고철의 철 순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앞두고 별다른 긴장감이 감지되지 않는다. B철강사 관계자는 "일본산 고철 수입이 많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비책 마련에까지 나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 등 일본을 대체할 수입국이 충분해서다. 여차하면 국내 물량을 사용해도 된다. 일본산 고철이 순도가 높지만, 반도체 핵심 소재처럼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이 반영된 원자재가 아니어서다.
무엇보다 일본의 경우, 한국을 제외하면 단가가 낮은 고철을 운송비까지 감내하고 대량으로 받아줄 마땅한 수출국이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국이 일본산 고철 '주 고객'인 셈이다.
C 철강사 관계자는 "건자재 원재료로 쓰이는 고철을 '전략물자'로까지 분류하면 지나친 해석"이라며 "오히려 일본이 안 팔면 손해인데, 굳이 고철에까지 몽니를 부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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