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따오에 밀린 아사히… "2위 유지도 어렵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9.07.28 14:19

수입맥주 판매량 2위…일본제품 불매운동 직격탄, 최근 편의점 판매서는 5위까지 곤두박질

지난 22일 강원도 춘천시 한 마트에서 직원이 진열된 일본 맥주를 빼는 모습. /사진=뉴스1
일본의 경제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며 아사히 등 일본 수입 맥주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칭따오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긴 일본 맥주 간판 아사히 맥주는 이번 사태로 2위 자리를 지키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한국주류수입협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2018년 7월~2019년 6월)까지 1년 간 국내 수입 맥주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칭따오가 48만7501헥타리터(1헥타리터는 100ℓ)를 판매해 아사히를 제치고 전체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아사히는 2017년 하반기~201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9만1114헥타리터를 판매하며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번 기간에는 0.8% 역성장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지 못했다. 전체 수입 맥주 시장 규모가 275만3732헥타리터에서 325만5351헥타리터로 18.2% 성장했고, 칭따오 역시 13.9%나 판매량이 증가한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결과다. 경쟁 맥주의 약진으로 침체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힘겹게 지키고 있는 2위 자리마저 경쟁 맥주에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경제보복성 제재조치로 한일갈등이 촉발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에 밀접한 맥주가 불매운동 타겟으로 거론되며 일본 맥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을 외면하면서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일본 맥주를 할인행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판매로가 막히기 시작했다.

실제 이달 들어 아사히맥주의 판매량은 급감하는 추세다. 한 대형 편의점업체가 지난 25일까지 7월 한 달 간 수입맥주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아사히 맥주는 칭따오, 하이네켄, 1664블랑, 호가든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2016년 이후 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아사히가 빅3에서도 밀려난 것이다. 아사히 뿐 아니라 최근 급부상한 기린이치방도 전달과 비교해 3계단 떨어진 8위로 내려앉았고, 삿포로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대형마트에서도 일본 맥주의 인기는 시들하다. 한 대형마트가 지난 24일까지 일본맥주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달 대비 3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량에서도 아사히는 7위로 떨어졌고, 기린이치방은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올해 아사히 맥주 판매량이 하이네켄이나 1664블랑에도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전에 접어들 조짐이 보이는 데다, 국내외 맥주업체들이 이 틈을 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발포주 필라이트의 신제품 '필라이트 바이젠'을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칼스버그도 오는 29일 기존 제품을 리뉴얼한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를 내놓을 예정이다.

칼스버그를 수입 판매하는 골든블루 관계자는 "일본맥주 불매운동 이슈로 국내 맥주와 메이저 수입맥주 등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펴 나가 수입맥주 상위권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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