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선거" 모스크바 또 시위… 1000여명 체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7.28 11:44

야권 후보 등록 거부에 2주 연속 시위 열려… FT "러시아 정부 인내심 바닥"

2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도심에서 열린 공정 선거 촉구 집회에서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AFP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공정 선거를 촉구하는 시위가 2주 연속으로 열린 가운데,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참석자 3분의 1 가까이가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공정 선거 촉구 시위에서 러시아 경찰이 참석자 3500여 명(경찰 추산) 중 최소 1074명을 공공질서 방해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시청과 붉은광장 등으로 이어지는 길을 막고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였고 곤봉을 든 채 군중 속으로 돌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머리에 중상을 입는 등 부상이 일어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인터넷TV 도즈흐드(Dozd) 사무실을 압수수색, 관계자를 체포해 심문할 예정이다. 이날 시위대는 "푸틴은 사퇴하라", "러시아에 자유를 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러시아 당국이 오는 9월 열릴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라며 이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러시아 선거법에 의하면 무소속 후보는 시의회 선거 후보 등록을 위해 선거구 유권자 3%(약 50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야권과 시위대는 유권자 서명은 적법하며, 선거 당국이 야권 인사들의 진출을 막기 위해 후보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앞서 지난주 열린 공정 선거 촉구 시위에는 2만2000여 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이 참석해 올해 들어 최대 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시위의 강경 진압은 여태 시위에서 보인 정부의 한발 물러선 대응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며 "인내심이 바닥난 정부가 야권 운동의 확산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에 앞서 러시아 경찰은 일리야 야신, 드미트리 구드토브, 류보피 소볼, 이반 자다노브 등 주요 야권 인사를 구금하기도 했다. 야권 지도자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 24일 이미 허가 없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30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대규모 시(市) 예산을 책임지는 모스크바 시의회는 오는 9월 8일 선거로 45석을 선출하며, 5년 임기다. 현재는 친정부 성향인 통합러시아당이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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