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리동결…"부양책 필요" 금리인하 시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19.07.26 00:37

드라기 ECB 총재 "경기침체 가능성 상당히 낮아…경제지표 추가 확인할 것"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CB(유럽중앙은행)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상당한 통화부양책이 필요하다며 향후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미국의 이달 금리인하가 유력하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CB는 2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현행 -0.40%와 0.25%로 유지했다.

그러나 ECB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현행 수준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인 2%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사실상 ECB가 오는 9월 금리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제조업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유로존 경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경기 위협 요인으론 '하드 브렉시트'(영국과 EU의 완전한 분리)와 무역갈등을 지목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국가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가치 사슬 때문에 유로존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며 "제조업의 침울한 분위기 탓에 신흥시장의 보호무역주의 위협과 취약성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또 "지정학적 긴장 뿐 아니라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등 다른 주요 위험요소들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잠잠해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며 "상당한 수준의 통화 부양책이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국자들이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행동에 나서기 전에 경제지표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며 시장의 조속한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드라기 총재는 또 "통화정책은 유로존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한 지점까지만 작용할 수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경기 전망이 계속 나빠지면 재정정책이 본질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30∼3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약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 유력시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이 이달말 금리를 인하한 후 ECB도 9월 금리를 내리거나 추가 완화 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항문 가려워 '벅벅'…비누로 깨끗이 씻었는데 '반전'
  2. 2 선우은숙 "미안합니다"…'유영재와 신혼' 공개한 방송서 오열, 왜
  3. 3 "췌장암 0.5㎝ 커지면 수술하기로 했는데…" 울먹인 보호자 [르포]
  4. 4 감옥가도 괜찮다는 의협회장…"수억빚에 중국집 취업한 전공의 돕겠다"
  5. 5 "내 딸 어디에" 무너진 학교에서 통곡…중국 공포로 몰아넣은 '그날'[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