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산업상 한마디에 '규제'→'관리' 바꾼 NHK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7.25 17:33

세코 경제산업상 "전문가들 쓰는 '수출관리' 사용하라" 지적에 … 하루만에 표현 바꿔

24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올린 트위터 게시글./사진=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트위터 캡쳐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두고 일본 주무 부처 장관이 자국 공영방송에 '수출규제'가 아닌 '수출관리'로 보도하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인다. 실제로 해당 방송은 이후 이 발언대로 표현을 바꿔 보도해 사실상 언론통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장관)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경제산업성 청사 현관에서 공영방송 NHK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사연을 게시했다.

그는 "잠시 전 청사 현관에서 NHK가 카메라를 향해 한국 의견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기 때문에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의견서는 청와대가 24일 일본 정부의 자국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한국 배제를 비판하며 보낸 공식 의견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마침 좋은 기회여서 'NHK는 수출규제(輸出規制)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고, 이번 조치의 정확한 표현으로 전문가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출관리(輸出管理)라는 말을 사용하라'고 지적했다"고 했다. 끝으로 "(NHK) 보도에 (수출관리라는 표현이) 사용될까?"라고 덧붙였다.

세코 장관의 글은 25일 오후 5시 현재(한국시간 기준)까지 3만5000개의 좋아요를 받고 1만5000번 리트윗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글 아래엔 "한국의 주장을 다룬다면 한국에서 방송해라", "일본 국민의 수신료로 한국을 위한 보도는 있을 수 없다", "NHK를 해체해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23일 NHK 보도기사 중 하나. '수출규제'라는 표현을 써서 보도하고 있다. /사진=NHK 캡쳐

이후 23일까지만 해도 '수출규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던 NHK는 하루만인 24일부터 '수출관리'로 바꾸어 보도했다. '수출규제' 표현은 한국 정부의 발언을 직접 인용할 때만 사용한다. 정부 관료의 말 한마디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표현을 공영방송이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24일 NHK 보도기사 중 하나. 하루 만에 '수출관리'라는 표현을 써서 보도하고 있다. /사진=NHK 캡쳐

조치가 취해진 초반엔 '수출규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던 요미우리신문도 최근 들어서는 '수출관리'라는 표현으로 보도하고 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 신문 역시 '수출관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본 주요 매체 중 여전히 '수출규제'로 보도하는 곳은 현재까지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마이니치, 도쿄 등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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