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 외무상 ARF 불참 통보…폼페이오와 회담 무산(상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9.07.25 16:53

[the300]北 외무상 ARF 불참은 10년만…대미 압박 행보와 연관 가능성

【서울=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7.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북한이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흔치 않은 일로, 최근 북한이 북미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드러내고 있는 대미 압박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25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 외무상이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ARF를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고위급 회담도 사실상 무산됐다. 2000년부터 ARF에 참석해 온 북한이 이 회의에 외무상 대신 본부대사를 참석시킨 건 2001년, 2003년, 2009년 등 3번뿐이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이 드문 일인데다 불참 통보 시점이 최근으로 알려진 점, 북한이 리 외무상의 ARF 참석 계기로 추진했던 태국 주변 2개국 방문계획도 함께 취소한 것으로 전해진 점 등을 미뤄 볼 때 이 결정은 북미실무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드러내 온 대미 압박 행보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지난 16일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북미협상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연계하기 시작했다. 이후 연합연습을 실시 하면 실무협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논리를 되풀이 중이다. 이미 예정됐던 한미군사연습을 실무협상 불응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 마저 북미협상과 연동하는 모습이다. 전날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연합연습을 이유로 우리 정부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 톤 수령 거부 의사를 지난주 경 실무협의 과정에서 드러냈다고 확인했다.


여기에 북한은 이날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8일 만의 ‘무력시위’다. 이틀 전 김정은 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시찰 공개에 이어 ‘미사일 도발’까지 감행한 것이다.

북한이 이런 논리를 펴며 도발을 감행하는 배경을 두고 협상을 늦추려는 ‘명분 쌓기’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미 이견이 여전한 상황에서 회담에 나섰다 ‘하노이의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신중론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벌며 미국으로 하여금 더 전향적인 제안을 가져 오도록 압박하는 시도일 수도 있다.

북한이 연합연습을 중단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만큼, 약 3주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다음달 한미군사연습 이후에야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 정상은 지난달 30일 판문점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회담 개최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이달 중 협상 재개가 예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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