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대화 피하고 미사일로 '압박'…북미협상 미뤄질 듯

머니투데이 권다희 , 최경민 기자 | 2019.07.25 16:22

[the300]北 최근 리용호 ARF 불참 통보…韓 외교 전방위 압박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미연합연습을 비난해 온 북한이 25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이뤄질 줄 알았던 북미 고위급회담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달 경 재개될 걸로 보였던 북미실무회담이 북한의 지연으로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北 김정은 잠수함 시찰 보도 이어 미사일 도발=북한이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8일 만의 ‘무력시위’다. 이틀 전 김정은 위원장의 신형 잠수함을 시찰을 공개 데 이어 ‘미사일 도발’까지 감행한 것이다.

여기에 북한은 다음달 2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RF를 계기로 이뤄질 수 있었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북미고위급 회담도 사실상 무산됐다.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이 2009년 후 처음인데다 불참 통보 시점이 최근으로 알려진 걸 볼 때 이 결정 역시 북미실무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드러내 온 행보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16일 내달 한미 연합위기관리연습이 "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연계하기 시작한 뒤 유사한 논리를 되풀이 중이다.

남북관계 마저 북미협상과 연동했다. 북한이 한미연합연습을 이유로 우리 정부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 톤 수령 거부 의사를 지난주 경 실무협의 과정에서 드러냈다는 사실이 24일 정부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연합연습을 중단해야 비핵화 대화에 나서겠다는 논리를 펴며 도발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北 실무회담 늦추며 대미압박…韓 외교 전방위 압박=북한이 북미협상을 앞두고 이 같은 논리를 펴며 도발을 감행하는 배경을 두고 협상을 늦추려는 ‘명분 쌓기’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미의 평행선이 여전한 상황에서 실무회담에 나섰다 ‘하노이의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신중론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 미국은 '동결'을 비핵화 입구로 삼아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는 로드맵 구상을 밝힌 상태다. 여전히 북한이 주장해 온 ‘단계적 비핵화’와는 간극이 있다.

시간을 벌며 미국이 좀 더 전향적인 제안을 가져 오도록 압박하는 시도일 수도 있다. 당초 동맹 19-2란 명칭으로 알려진 한미연합연습은 다음 달 초부터 약 3주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 연습을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는 명분으로 삼고 있는만큼, 이 기간 실무회담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


한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후 긍정적 전개가 기대됐던 북미관계마저 답보상태에 빠지며 한국 정부 외교가 전방위 압박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갈등이 격화하고 있는데다 중러 공조 속에 러시아의 영공 침범이란 이례적 사태까지 발생했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속 샌드위치 상태도 여전하다. 다시 미중이 '우리편 줄세우기'를 시도하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문재인 정부가 받는 외교적 압박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