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日 향해 "삼성·하이닉스는 화웨이 아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7.25 10:45

아베 '수출규제 중단' 설득·압박해야 … 화웨이 5G 독점 부추길 가능성 경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명단·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제외 등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미국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해당 조치가 세계 기술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리고 한미일 동맹을 분열시키며, 오히려 중국에만 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기반한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일본, 한국으로부터 물러서라: 삼성과 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Japan, back off on Korea: Samsung and Hynix are not Huawei)"라는 이름의 연구원 기고 칼럼을 게재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세계무역기구(WTO) 자문위원 등을 지낸 클라우드 바필드 연구원은 해당 칼럼에서 "이 글은 한일 사이 비틀어진 역사에 편을 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위험하고 파괴적인 보복 방식을 취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필드 연구원은 "이는 세계 전자제품 공급망을 교란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중국의 5세대(5G) 무선 네트워크 독점을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일본의 조치는 삼성, 하이닉스(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요 기술 기업을 직간접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들 회사가 전 세계에 고객을 가진 만큼 이 조치는 세계 공급망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데, 이는 휴대전화·개인용 컴퓨터·상용 서버 등에 필수적이다.

일본의 무역 보복이 미국에 끼칠 악영향 역시 언급했다. 5G 네트워크 사업의 강자인 삼성이 타격을 입을 경우, 오히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를 들며 5G 네트워크 도입 시 화웨이의 장비를 포함하지 않도록 동맹국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이번 규제로 삼성의 5G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이러한 노력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칼럼은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가 화웨이의 엄청난 자원을 필적할지는 확실치 않다. 삼성은 향후 몇 년 내 (에릭슨과 노키아에 이어) 강력한 제3의 선택지로 발전 가능하다"며 "이러한 옵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미 동맹국의 어떠한 행동도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럼은 한일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의 중재 역할을 촉구했다. "미국의 아시아 최측근 동맹국 사이를 중재하는 일은 어렵고 섬세한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도 "양측은 위기 해결에 있어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9일 전략적 역할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칼럼은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고 글은 "협상 회의에서 결정이 무엇이 되든, 아베 총리를 한국 기업의 첨단 소재 수출 금지 조치를 중단하도록 설득(압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중국과 경쟁을 치르는 상황에 동맹 파트너를 분열시키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덧붙였다. 글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이해 가능하나 자기 패배적인 감정을 불붙이기보다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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