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한일갈등·한미일 ‘안보 빈틈’ 파고들었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19.07.24 10:32

[the300]전문가들 “한국 영공 침범, 중러의 계산된 전략”

지난 23일 오전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중국 군용기들. 카디즈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지난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것은 한일갈등 상황에서 균열이 일고 있는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빈틈을 파고드는 의도적인 도발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공 침해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고 한일관계 및 한미일 3국 공조에 균열을 내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2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주한미군 출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과 러시아의 계산된 전략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미8군 사령관을 지낸 버나드 샴포 예비역 중장은 VOA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최근 삐걱대는 한일 공조를 시험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샴포 전 사령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틈타, 이를 더 악화시킬 기회를 포착해 움직였다"며 "이럴 때일수록 미국 정부가 강력한 목소리로 적대 행위를 규탄하고 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 특수전사령부 출신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중국과 러시아의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러의 도발은 한미일 3국 관계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된 행동"이라며 "특히 한일 사이에 더 많은 마찰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계속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을 동북아 안보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한일갈등이 양국 안보를 저해하고 있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 출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은 방공식별구역과 영공은 다른 개념이라면서 방공식별구역 내 비행은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상당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현 국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영토 분쟁 한복판에 끼어드는 것은 도발적이고 불필요하다. 걱정되는 일"이라며 "만약 한국 영공 침범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두 나라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 논쟁이라는 또 다른 외교적 문제가 포함돼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너선 밀러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독도를 비행하는 것은 한일 긴장관계를 높일 수 있다"며 "이것은 어느 정도 중러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다. 한일관계 악화는 미국과 우방국간의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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