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6년된 섬유업체 대한방직은 기존 방직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디지털 나염(DTP) 기술을 도입하고 온라인 원단 쇼핑몰 ‘코튼빌’을 인수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디지털 나염은 컴퓨터로 인쇄물을 출력하듯 디자인을 직물에 바로 프린트하는 디지털 염색이다. 디자인의 자유로운 표현과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직접 만드는 걸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해 'DIY(Do It Yourself)'용 원단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자체 브랜드 '라비로비(lavilovi)'로 에코백, 테이블·피크닉 매트 등 완제품도 코튼빌 등을 통해 판매한다.
대한방직 관계자는 "기존 전통적인 염색(나염)은 생산기간이 길고, 소품종 대량생산방식이라 재고부담이 크다"며 "디지털 프린트 기술 도입으로 생산납기는 빨라지고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져 사업영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프린트는 기존 생산방식 대비 에너지 및 용수 사용도 대폭 줄어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해외기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글로벌 물류회사 DHL은 최근 물류운영에 첨단 디지털 자산관리시스템인 ‘디지털 트윈’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 모델을 활용하는 것으로 가상의 공간에 외형뿐 아니라 행동방식까지 그대로 구현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 시장은 매년 38%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2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통산업이 디지털로 전환을 시도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보안과 유지비용 문제다. 이와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기업도 나타났다.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인 드림시큐리티는 기존 사업에 디지털기술을 적용해 혁신하고 싶지만 난항을 겪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렌탈을 인수, 첫번째 모델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 교수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전략은 로레알, 버버리, 스타벅스 등 디지털과 관련 없어 보이는 다양한 기업과 전통산업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추진하는 전략으로서 결국엔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